美민주 '하원' 되찾은 동력은…2030·여성표가 움직였다

여성ㆍ젊은층 민주당 지지 상승…청년 사전투표율도 급증
"고교 총기 난사 사건ㆍ총기법 개혁 운동ㆍ유명인 투표 참여 독려 등 영향"
6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의 11ㆍ6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한 것은 청년과 여성 유권자들의 투표율과 지지가 높아진 데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로이터통신은 선거 당일인 이날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여성 유권자들이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강화함으로써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데 도움이 될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 응답자의 55%가 올해 하원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4년 전인 2014년 중간선거 여론조사 때 그 비율은 49%에 그쳤다.18∼34세의 젊은 유권자 사이에서도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62%로, 공화당(34%)보다 28%포인트나 높았다.

이 역시 2014년과 비교하면 민주당의 지지율이 크게 오른 것이다.

당시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민주당 54%, 공화당 36%로, 18%포인트 차이였다.온라인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는 미국 37개 주에서 투표한 3만8천196명을 대상으로 했다.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도 청년 투표율 상승을 이번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주요인으로 꼽았다.

이 매체는 ABC방송 출구조사 결과는 18∼29세 유권자가 이번 중간선거 전체 유권자의 13%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이는 2014년 때의 비율인 11%보다 높은 것이라고 지적했다.특히 올해는 사전투표율이 전 연령층에서 2014년보다 올라가기는 했지만, 18∼29세 유권자 사이에서 이러한 급증 현상이 가장 확연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연령층에서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는 330만명이 넘는다.

정치 데이터 분석업체 '타깃스마트'(TargetSmart)에 따르면 이는 2014년보다 188% 증가한 것이다.

젊은 층 투표율 급증은 텍사스주, 네바다주 등 핵심 격전지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텍사스주에서는 청년들이 베토 오루어크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결집하면서 18∼29세 유권자의 사전투표율이 5배 증가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네바다에서도 2014년보다 5배 이상 많은 젊은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했다.

안드레이 페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젊은 층 투표가 올해 선거의 결과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틀랜틱은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젊은이들의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움직임과 '젊음의 물결'(Youth Wave)의 조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참극 생존자들은 전국적인 유권자 등록 움직임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 팝스타 비욘세와 테일러 스위프트 등 유명인 수십명도 젊은 유권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애틀랜틱은 많은 젊은 유권자들이 파크랜드 고교 총기 난사와 이후 이어진 총기법 개혁 운동에 영향을 받아 유권자 등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도 지난달 청년 여론조사 결과 이번 중간선거 젊은 층 투표율은 역사적으로 높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조사에서 18∼29세 응답자의 40%가 올해 투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령층 투표율이 20%를 넘긴 것은 1986년 이래 두 번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조사는 또 '젊음의 물결'은 '푸른 물결'(Blue Wave·민주당 돌풍을 의미)이 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애틀랜틱은 밀레니얼 세대가 다른 어느 세대보다 민주당에 기울어져 있다는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 결과를 고려할 때 이 같은 추정은 타당하다고 평가했다.그러나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젊은 유권자들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그들은 그렇게 할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젊은이들은 과거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들이 평소와 달리 열정적으로 보일 때조차도 그랬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