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원 탈환' 민주에 협치하자면서도 "나 조사하면 대응"

"내가 민주당 바람 차단" 자부…내각·백악관 진용 개편도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공화당과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분점한 11ㆍ6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해 민주당에 '협치'를 제안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화당과 민주당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당의 하원 선거 승리로 차기 하원 의장 당선이 유력한 낸시 펠로시 원내대표를 향해 "(하원 의장에 앉을) 충분한 자격이 있고 그를 매우 신뢰한다"면서 화해의 장을 열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경제 성장과 사회기반시설, 무역, 의약품 가격 인하 등을 국민에게 계속 제공하도록 협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민주당이 반대하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당이 소환장 발부, 문서 조사 등 하원의 권한을 이용해 트럼프 행정부를 낱낱이 파헤치려 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그것이 바로 '조사 피로'(investigation fatigue)"라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며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비록 민주당에 하원 다수당을 빼앗겼지만, 상원에서는 지금보다 공화당 의석 수를 늘린 것에 대해 "중간선거의 역대 선례를 능가한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난주에 11번의 선거 지원 유세를 했다면서 "(이런) 활발한 유세가 '블루 웨이브'(민주당 물결)를 멈추게 한 것"이라고 자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등 내각과 백악관 진용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그는 "다른 직책들에 다른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는 중간선거 이후 매우 일반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세션스 장관 교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대답하겠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대표적인 '앙숙'으로 꼽히는 CNN의 짐 아코스타 기자와 러시아 스캔들 관련 문답을 주고받다 언쟁한 것을 비롯해 다그치듯 질문하는 몇몇 기자에게 "버릇없다", "끔찍하다", "자리에 앉아라" 등 거친 말을 토해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