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보수텃밭' 경북서 평화·번영 신북방정책 청사진 제시

'포항선언' 채택…경북을 유라시아 협력거점으로
"산업화 본산" 강조…한국형 규제 샌드박스로 혁신성장 전국확산 주력
지난달 군산·이번엔 포항…영호남 아우르는 '지역경제 투어'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가 열리면 경북은 신북방정책의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보수 진영의 '텃밭'으로 꼽히는 경북을 찾아 한반도 평화체제를 바탕으로 한 동북아·유라시아 공동번영 전략인 신북방정책의 교두보 지역으로서 경북의 역할을 강조했다.

신북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러시아와의 교류에 있어 지리적 이점을 가졌기 때문이지만, 문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에서는 평화·번영을 위한 여정에 있어 이념이나 지역 갈등 구도에 갇히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포항에서 열린 경북 경제인 간담회와 제1차 한러지방협력포럼에 잇따라 참석했다.이 자리에는 이철우 경북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 등 자유한국당 소속 단체장들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두 행사의 축사에서 이제까지의 경북에 대해 "산업화의 본산"이라며 "포항의 용광로와 대구·구미의 수출공단에서 희망이 싹텄고, 그 희망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경북이 신북방정책의 핵심지라는 점을 부각했다.문 대통령은 "평화의 한반도에서 경북은 북방교역의 핵심지역이자 환동해권 물류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 17개 시도와 러시아 9개 지방정부가 참여한 한러지방협력포럼 출범식 장소를 이곳으로 정한 것 역시 경북이 신북방정책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양국 지방정부가 서로의 협력을 다짐하며 채택한 선언문의 이름을 '포항선언'이라고 칭하기로 한 것 역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번 행사를 통해 평화체제를 바탕으로 한 신북방경제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러지방협력포럼 축사에서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의 영역을 중앙에서 지역으로 더욱 넓히고, 지역이 함께 골고루 번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역 간 교류가 다시 한국과 러시아 국가 간 협력을 튼튼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한편 문 대통령의 이날 경북 지역경제인 간담회 참석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지역경제 투어'의 두 번째 행사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전북 군산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 경북까지 영호남을 번갈아 방문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군산 방문 당일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 참석차 경북 경주를 찾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역에서도 과감한 규제혁신 및 미래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데 메시지를 집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찰한 포스텍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언급하며 "연구가 곧 산업이며 비즈니스인 시대로 가고 있다.

새로운 혁신성장 모델"이라면서 "이곳 방사광가속기도 많지 않은 예산·인력으로 이용자 수와 논문에서 많은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경북혁신도시와 국가산업단지를 아우르는 혁신클러스터를 지정하고 프로젝트 지원, 투자유치, 금융·재정 지원도 적극 추진하겠다"며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지역특구법을 토대로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규제자유특구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이는 지역에서의 과감한 규제혁신 시도를 중앙정부가 뒷받침하고, 이를 통해 전국적인 혁신성장 가속화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