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서 해촉당한 전원책 "문자로 통보받아 …구체적 얘기하면 소인배 돼"

담담한 표정으로 답하는 전원책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에서 해촉 통보를 받은 전원책 변호사는 9일 "보수층이 기대하는 면모일신된 정당 만들기가 무너진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이날 서울 마포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비대위와 갈등을 빚어온 전당대회 시점과 관련해 "나는 나의 프로그램이 있었고 조강특위 위원들과 수없는 회의를 해서 내부적으로 최종확정을 했는데 그런 프로그램을 시행을 못한다"며 "내가 하청업체가 되는 것을 국민들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전 변호사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2월 말로 해야한다는 비대위의 의견과 달리 7월 전당대회를 주장해 오다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이날 조강특위 위원에서 해촉을 통보받았다.

그는 "2월말에 전당대회를 한다는 말은 12월 15일까지 현역 물갈이를 마치라는 말인데 불가능하다"면서 "그건 인적쇄신 하지 말란 말과 똑같다"고 강조했다.

전 변호사는 ‘김병준 위원장이 조강특위에 특정인물을 넣어달라고 해서 갈등이 시작됐다’는 한 인터뷰 관련 질문에 "그때가 시작이었다. 처음 약속과 너무 달랐다. 그걸 제가 허용했으면 아무 일 없었을 것"이라면서 "자칫 잘못하면 인신공격을 하는 셈이 되고 한달이지만 먹던 물에 침을 뱉는 것밖에 안된다. 나를 소인배로 만들지 말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이어 "말이 인적 청산이지 인적 청산이 이렇게 봉쇄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내가 생각하는 것은 여전히 한국 보수정당의 재건이고 마음 둘 곳 없는 보수층이 기대하는 면모일신된 정당인데 그게 무너진 것 같아서 참 가슴이 아프다. 내가 들어와서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든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 그게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문자로 해촉 통보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이슬람에서는 율법이 바뀌어 이혼하는 것도 문자메시지로 3번 ‘이혼한다’고 보내면 이혼이 성립된다고 하던데 한국에도 드디어 문자로 모든 걸 정리하는구나 하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문자 통보건에 대해 "그 시간대에는 전 변호사와 유선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사정이 있어 문자로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앞서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의 기강과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전 변호사의 경질을 밝혔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당과 당 기구의 신뢰가 더이상 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전 위원을 해촉하기로 했다"면서 "전당대회 일정과 관련해서도 더이상의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되면 당의 정상적 운영은 물론 여러가지 쇄신 작업에도 심대한 타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당 혁신 작업에 동참해주셨던 전원책 변호사께도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말씀과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려 했지만,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 조강특위 권한 범위를 벗어나는 주장을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