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 거기 서라…단풍맛 좀 보자' 전국 유명산 북적

63층 계단 오르기·자전거·국화 주제 다양한 축제 열려
일부지역 미세먼지 피해 미술관·극장 등 실내 몰려

화창한 가을 날씨 속에 전국 유명산과 공원에는 단풍 끝자락을 느끼려는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단풍 명소인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등 강원도 내 국립공원에는 단풍 절정이 지났음에도 평소 주말보다 많은 관광객이 탐방로를 거닐며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했다.

강원지역 국립공원은 가을철 산불 조심 기간을 맞아 오는 15일부터 고지대 입산이 통제돼 사실상 이번 주말이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국립공원인 전북 정읍 내장산과 충남 공주 계룡산 등을 찾은 탐방객들도 산들바람에 떨어지는 단풍잎을 바라보며 저무는 가을을 아쉬워했다.
내장산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비바람이 몰아쳐 단풍이 많이 떨어졌지만, 이번 주말까지는 울긋불긋한 단풍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억새로 유명한 경주 무장산, 문경새재, 청송 주왕산, 울산 간월재 등에도 등산객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물결을 맘껏 감상했다.

국립공원과 유명 사찰 진입로는 단풍놀이를 나온 차량이 몰려 정체현상을 빚기도 했다.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충북 속리산·월악산 국립공원에는 지난주보다 적은 3천500여명, 6천여명이 찾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가을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도 열렸다.

높이 289m인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는 계단 오르기 행사가 부산에서 처음 열려 참가자 500여명이 1층부터 63층까지 1천500여 개의 계단을 오르며 건강을 다졌다.울산에서는 국내 자전거 여행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매주 떠나는 아름다운 자전거 여행길' 대국민 자전거 참여 이벤트가 열렸다.

지난달부터 경기 남한강, 강원 동해안, 충청 탄금호에 이어 울산 태화강에서 열린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울산대교, 울산 큰애기 야시장, 태화강 십리대숲, 전통 시장 등을 자전거를 타며 즐겼다.

전래동화축제인 '조선동화실록'이 한창인 한국민속촌에도 '이상한 나라의 흥부' 등 전래동화를 재해석한 공연, 전통혼례, 마상무예, 농악놀이 등의 공연이 펼쳐져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화축제가 열린 대통령 전용 휴양시설인 청주 청남대를 찾은 나들이객들은 전시된 1만2천여 그루의 국화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거나 대청호 주변을 따라 조성된 대통령 길을 거닐며 추억을 쌓았다.

감귤 주산지인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서는 제주국제감귤박람회가 열려 관람객들이 직접 감귤을 따고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도리깨 축제가 열린 인제 하추 자연체험학교에서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도리깨 치기와 키질, 절구 빻기 등 농촌의 옛 탈곡 방식을 체험하고 전통민속놀이를 구경하는 주말을 즐겼다.
전국 키조개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충남 보령시 오천항에는 키조개 축제가 열려 미식가의 입맛을 돋웠다.

지난주보다 덜하긴 했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외부 활동보다는 박물관과 미술관, 극장, 카페, 쇼핑몰 같은 실내 공간에서 주말을 보내는 나들이객이 많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도처로 알려진 대구 팔공산 등에는 자식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는 수험생 부모들의 발길이 온종일 이어졌다.(임청 윤우용 이종건 정찬욱 백나용 강영훈 정회성 장영은 홍현기 손대성 김선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