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올릴까…'재검토' 개편안에 관심

'소득대체율 50% 상향론자'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기용 계기

'용돈연금' 수준에 불과한 국민연금의 지급수준을 올려서 국민연금 중심의 노후소득보장 체제 구축을 주창하는 김연명 중앙대 교수의 청와대 사회수석 기용을 계기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정부의 국민연금 개편방향에 관심이 쏠린다.보건복지부 안팎에서는 연금 전문가인 김 사회수석의 발탁으로 국민연금 보험료율의 인상은 최소화하면서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노후 연금수령액의 비율)은 50%로 올리는 쪽으로 저울추가 기우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사회수석은 대표적인 '소득대체율 50% 상향론자'로 통한다.

김 사회수석은 지난 2015년 5월 공무원연금을 개혁하기 위해 구성한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 산하의 '대타협기구'와 실무기구에 공무원단체 대표로 참여해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포함한 '공적연금 강화 합의문'을 끌어내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그해 5월 2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된 이 합의문은 정치적 실행 가능성을 담보하고자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가 별도의 합의문을 작성, 서명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의 인상에 대해 여야간 드물게 정치적 합의를 이룬 것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한 연금개혁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김 사회수석은 "1997년 진행돼 온 축소 지향적 연금개혁이 확대로 '반전'될 수 있는 정치적 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하지만 "공무원연금 제도를 개선하는데 엉뚱하게 국민연금 개편이 들어갔다"며 '끼워 넣기' 혹은 '졸속 합의' 등의 비판이 많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렇게 '소득대체율 50% 인상'이 급부상하며, 공무원연금 개혁은 국민연금 개편으로 옮겨붙으며 상당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장 당시 박근혜 정권의 청와대가 여야 합의를 '월권'이라고 반대하면서 소득대체율 50% 인상은 제동이 걸렸다.당시 김 사회수석은 보험료율을 현행 소득의 9%에서 10.01%로 1%포인트 정도만 올려도 3차 재정계산 결과 2060년으로 추산된 국민연금 기금고갈 시점을 앞당기지 않고 2015년부터 소득대체율을 50%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급격한 보험료 인상 없이도 보험료 1%만 올려도 현재 쌓여있는 거대한 기금규모를 고려하면 소득대체율 50%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보건복지부는 보도설명자료를 내어 "소득대체율 상향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미래세대 부담론을 들며 반대했다.

김 사회수석 주장대로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고 보험료율을 1%포인트 인상하면 애초 국민연금 재정 추계대로 2060년께 기금이 바닥나는 것은 맞다고 복지부는 전제했다.

복지부는 하지만 기금소진 이후 수급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려면 그해 가입자에게 거둔 보험료로 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2060년이 되자마자 보험료율을 25.3%로 인상해야 하며 2083년에는 28.4%까지 올려야 한다고 반박했다.

보험료율 25.3%는 월소득 200만원을 버는 가입자가 연금보험료로만 월 50만6천원을 내야 한다는 뜻이라고 복지부는 강조했다.

미래세대의 부담이 그만큼 커진다는 말이다.

특히 당시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에 대해 '세대 간 도적질'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복지부는 소득대체율 인상에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의 연금설계자로 등장한 김 사회수석이 평소 소신, 즉 소득대체율 50% 인상의 당위성을 굽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에, 원점에서 재검토에 들어간 국민연금 개편 정부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두고 복지부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생애 전 기간 평균소득과 대비한 국민연금 수령액의 비중을 말한다.

연금급여율이라고도 한다.

이를테면 소득대체율 50%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40년 기준) 월 평균소득이 100만원이라면 월 5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는 뜻이다.

소득대체율은 1988년 국민연금 도입 때는 가입 기간 40년 기준 70%였다.

그러나 기금소진 논란에 재정 안정론에 힘이 실리면서 1998년 1차 연금개편에서 60%로 하락했다.

이어 2007년 2차 연금개편에서는 또다시 60%에서 매년 0.5%포인트씩 낮아져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40%까지 떨어지게 돼 있다.

평균 100만원을 벌던 국민연금 가입자가 40년 동안 꼬박 보험료를 냈다면, 애초 연금 수급연령인 65세부터 월평균 70만원을 받기로 했던 게 60만원에서 다시 40만원으로 낮아진 것이다.

이마저도 정년에 해당하는 60세까지 안정적으로 일하면서 40년간 국민연금에 가입했다는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했을 때의 일이다.

하지만 비정규직과 구조조정 등 현재의 불안한 노동시장에서 40년간 가입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전체 국민연금 수급자의 '실질' 소득대체율은 20% 안팎으로 40년 가입기준의 '명목' 소득대체율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현저히 낮다.

국민연금만으론 은퇴 전 경제활동을 하면서 벌던 생애 평균소득의 5분의 1 정도만 충당할 뿐이란 말이다.

2018년 현재 명목소득대체율은 45%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