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우리가 다행이라고, 여기는 하루 - 이병국(19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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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단풍이 허공에 소리를 돋우고 있습니다. 그림자를 비워내는 생명들은 동면에 들 준비를 합니다. 단풍 하나 들고서 책갈피로 만듭니다. 천천히 걸을수록 버려진 것들이 따뜻한 말을 걸어옵니다. 간만의 산보는 오래된 몸의 감각을 깨웁니다. 말없이 건너는 늦가을! 시인은 어느 문 밖으로 고개를 내민 사람을 보고도 길 밖으로 고개를 묻는다고 말하네요. 잠깐이 아니라 오래도록 바라볼 고개를 묻는 듯한 배웅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그리하여 오늘 하루도 다행입니다.
이소연 < 시인(2014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