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신직업인 – 혁신과 창조를 위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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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벤처를 통한 창업
1995년 삼성SDS는 미래 소프트웨어 사업을 위한 내부 혁신·투자 전략의 하나로 사내 벤처 육성전략을 기획했다. 이 기획 안의 하나로, 삼성의 초기 사훈을 따 ‘한계도전팀’을 발족시켰다. 사내 공모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업·연구개발 과제를 하고 싶은 직원들을 모았다. 사무실도 회사 밖 서울대학교에 별도로 만들고, 근무시간도 당시에는 파격적인 ‘Flexible Time제’를 실시하고, 근무 복장도 자유롭게 했다. 1997년, 이해진 의장의 네이버는 이렇게 한계도전팀의 하나로 탄생했다.그런데, 삼성SDS는 1997년 하반기부터 IMF의 여파로 있던 사업도 정리하던 분위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SDS는 사내벤처팀이 스스로 나가 독자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되었고(만약에 경기가 좋았다면, 삼성은 창업 지원에 대해, 당시 인터넷 붐에 영향을 받아 많은 지분을 요구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운 좋게도 삼성은 구조조정으로 경영의 가닥을 잡고 있었다.), 1999년 네이버가 창업되게 되었다.
한게임을 창업했던, 김범수 의장도 삼성SDS에 연구소로 입사하여, PC 통신사업부에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운영하면서 창업의 아이디어를 키웠다. 당시 회사에 ‘화투게임’을 사업 아이디어로 제안했으나, 삼성의 분위기가 사행성 서비스에 우호적이지 않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렇게 키운 아이디어는 1998년 창업으로 이어져 후에 PC방 마케팅, 한게임으로 발전되어, ‘맞고 게임’으로 시장을 석권, 네이버와 합병되게 된다.
8명의 반역자’ – ‘Traitorous 8’혁신과 창업의 아이콘- 실리콘밸리 기업 역사의 큰 축은 두 갈래로 시작되었다. 그 하나는 1938년 HP휴렛팩커드(HP Hewlett Packard)와 창업의 후원자였던 스탠포드 대학의 프레드릭 터먼 교수, 그리고 또 하나의 축은 1957년 페어차일드를 창업한 ‘8명의 반역자’들이다.
195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윌리엄 쇼클리는 반도체 회사를 창업하고 우수한 인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1956년에 이 회사에 입사해 함께 일하던 직원 중 ‘8명의 반역자’들은, 일년 후인 1957년 본인들의 생각으로, 다른 문화(쇼클리는 난폭한 회사 운영으로 유명했음)의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쇼클리의 회사를 떠나 ‘페어차일드 반도체(Fairchild Semiconductor)’라는 회사를 만들게 된다.
페어차일드를 떠나, 후에 인텔을 창업한 고든 무어 (그의 이름을 딴 ‘무어의 법칙’이 반도체 산업의 룰로 한동한 회자됨)와 로버트 노이스, 미국 최고의 벤처캐피털 회사로 성장하게 되는 클라이너 퍼킨스 벤처캐피털 의 창업자인 유진 클라이너 등이 이 8명의 반역자들이다.실리콘밸리의 수 많은 창업의 근저에는, 이들 창시자(founding father)들의 ‘혁신, 도전’ 정신이 문화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기존의 문화에서는 배척되고 반역자이나, 이들은 혁신의 정신과 아이디어로 ‘차고 (garage)’에서 창업하여 세상을 바꾸고 이끌어 왔다.
직장 내 신직업인
최근 한국 대부분의 기업도 혁신과 창조를 회사 성공·성장의 가장 중요한 축으로 생각하고 있다. 회사 내에 이런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인사제도를 만들고(호칭, 직제 변화 등) 예산 / 인력 자원을 지원하여 사내벤처, 신사업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단순한 구색이 아니라, 기업 생존을 위한 방편으로 이를 실행하고 있다.대부분의 직장인은 회사의 일상적인 R&D, 영업, 생산, 관리, 고객접점 등의 Day-to-day operation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 그들 중 일부는 회사의 미래를 위한 이러한 내부 혁신 조직, 프로세스를 잘 활용하면서 신직업인으로 회사와 함께 스스로의 가치를 극대화 하고 있다.
이들의 이러한 활동은 적절한 시기에 네이버나 페어차일드와 같은 벤처기업으로 재탄생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큰 보상을 받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 기업의 신사업으로 발전되어, 본인들도 내부에서 새로운 성장의 계기를 만들고 기업과 함께 성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도전이 성공으로 결실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이들은 각자 소속한 산업의 중장기적인 트랜드에 정통하고, 다가올 변화에 대해 확신이 있다. 가령 인터넷 기술의 출현,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물류의 발달, 에너지 환경의 변화, 모바일 기술의 출현/대중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모든 요소에 영향을 주는 ‘빅 트렌드(big trend)’에 정통하고 이를 잘 활용한다. 과정 중에 실패와 착오가 있더라도 전체적인 트렌드를 앞서간다면, 현재 실행하는 과제와 산출물은 어떤 형태로든 의미 있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본인들이 잘 알고 있는 “Big problem”의 해결에 도전한다. 혁신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출발한다. 또 새로운 기대에서 발생된다. 짧게는 3~5년 현재의 기업에서 일한 경험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10년 이상 근무한 현 직장에서 본인의 경험으로 새로운 답을 찾기도 한다. 더 큰 문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작은 성공도 의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들은 나이나 경험과 관계없이 열정이 살아 있고 긍정의 에너지로 누구와도 협력한다. 일에 대한 관심과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창업가 정신이 있다.
함께 성장 또는 창업
인터넷 창업 붐이 한창이던 1990년 말, 2000년 초, 많은 사람들이 벤처 창업에 실패했다. 그들 중 일부는 다시 기존의 기업으로 돌아 왔다. 요즘은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들의 창업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어떤 면에서는 청년들의 창업을 유혹하는 시대이다.
직장에서, 혁신과 창의로 문제해결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이러한 활동이 소속한 기업의 문제 해결로 이어지고, 성과로 연결되어, 회사 내에서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도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또 특별한 계기에, 이 노력이 근무하던 조직 바깥에서 신사업이나 창업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기업 조직 내의 어떤 역할에서, 어떤 일을 하던, ‘Big Problem’을 찾아 이를 해결하고, 혁신과 개발을 주도하는 직장인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이것은 우리의 짧은 70년 산업발전사에서도 증명된 사실이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일에 대한 자세’ 이다.글=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 김연호 부사장
정리= 경규민 기자 gyumin@hankyung.com
1995년 삼성SDS는 미래 소프트웨어 사업을 위한 내부 혁신·투자 전략의 하나로 사내 벤처 육성전략을 기획했다. 이 기획 안의 하나로, 삼성의 초기 사훈을 따 ‘한계도전팀’을 발족시켰다. 사내 공모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업·연구개발 과제를 하고 싶은 직원들을 모았다. 사무실도 회사 밖 서울대학교에 별도로 만들고, 근무시간도 당시에는 파격적인 ‘Flexible Time제’를 실시하고, 근무 복장도 자유롭게 했다. 1997년, 이해진 의장의 네이버는 이렇게 한계도전팀의 하나로 탄생했다.그런데, 삼성SDS는 1997년 하반기부터 IMF의 여파로 있던 사업도 정리하던 분위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SDS는 사내벤처팀이 스스로 나가 독자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되었고(만약에 경기가 좋았다면, 삼성은 창업 지원에 대해, 당시 인터넷 붐에 영향을 받아 많은 지분을 요구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운 좋게도 삼성은 구조조정으로 경영의 가닥을 잡고 있었다.), 1999년 네이버가 창업되게 되었다.
한게임을 창업했던, 김범수 의장도 삼성SDS에 연구소로 입사하여, PC 통신사업부에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운영하면서 창업의 아이디어를 키웠다. 당시 회사에 ‘화투게임’을 사업 아이디어로 제안했으나, 삼성의 분위기가 사행성 서비스에 우호적이지 않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렇게 키운 아이디어는 1998년 창업으로 이어져 후에 PC방 마케팅, 한게임으로 발전되어, ‘맞고 게임’으로 시장을 석권, 네이버와 합병되게 된다.
8명의 반역자’ – ‘Traitorous 8’혁신과 창업의 아이콘- 실리콘밸리 기업 역사의 큰 축은 두 갈래로 시작되었다. 그 하나는 1938년 HP휴렛팩커드(HP Hewlett Packard)와 창업의 후원자였던 스탠포드 대학의 프레드릭 터먼 교수, 그리고 또 하나의 축은 1957년 페어차일드를 창업한 ‘8명의 반역자’들이다.
195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윌리엄 쇼클리는 반도체 회사를 창업하고 우수한 인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1956년에 이 회사에 입사해 함께 일하던 직원 중 ‘8명의 반역자’들은, 일년 후인 1957년 본인들의 생각으로, 다른 문화(쇼클리는 난폭한 회사 운영으로 유명했음)의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쇼클리의 회사를 떠나 ‘페어차일드 반도체(Fairchild Semiconductor)’라는 회사를 만들게 된다.
페어차일드를 떠나, 후에 인텔을 창업한 고든 무어 (그의 이름을 딴 ‘무어의 법칙’이 반도체 산업의 룰로 한동한 회자됨)와 로버트 노이스, 미국 최고의 벤처캐피털 회사로 성장하게 되는 클라이너 퍼킨스 벤처캐피털 의 창업자인 유진 클라이너 등이 이 8명의 반역자들이다.실리콘밸리의 수 많은 창업의 근저에는, 이들 창시자(founding father)들의 ‘혁신, 도전’ 정신이 문화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기존의 문화에서는 배척되고 반역자이나, 이들은 혁신의 정신과 아이디어로 ‘차고 (garage)’에서 창업하여 세상을 바꾸고 이끌어 왔다.
직장 내 신직업인
최근 한국 대부분의 기업도 혁신과 창조를 회사 성공·성장의 가장 중요한 축으로 생각하고 있다. 회사 내에 이런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인사제도를 만들고(호칭, 직제 변화 등) 예산 / 인력 자원을 지원하여 사내벤처, 신사업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단순한 구색이 아니라, 기업 생존을 위한 방편으로 이를 실행하고 있다.대부분의 직장인은 회사의 일상적인 R&D, 영업, 생산, 관리, 고객접점 등의 Day-to-day operation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 그들 중 일부는 회사의 미래를 위한 이러한 내부 혁신 조직, 프로세스를 잘 활용하면서 신직업인으로 회사와 함께 스스로의 가치를 극대화 하고 있다.
이들의 이러한 활동은 적절한 시기에 네이버나 페어차일드와 같은 벤처기업으로 재탄생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큰 보상을 받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 기업의 신사업으로 발전되어, 본인들도 내부에서 새로운 성장의 계기를 만들고 기업과 함께 성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도전이 성공으로 결실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이들은 각자 소속한 산업의 중장기적인 트랜드에 정통하고, 다가올 변화에 대해 확신이 있다. 가령 인터넷 기술의 출현,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물류의 발달, 에너지 환경의 변화, 모바일 기술의 출현/대중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모든 요소에 영향을 주는 ‘빅 트렌드(big trend)’에 정통하고 이를 잘 활용한다. 과정 중에 실패와 착오가 있더라도 전체적인 트렌드를 앞서간다면, 현재 실행하는 과제와 산출물은 어떤 형태로든 의미 있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본인들이 잘 알고 있는 “Big problem”의 해결에 도전한다. 혁신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출발한다. 또 새로운 기대에서 발생된다. 짧게는 3~5년 현재의 기업에서 일한 경험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10년 이상 근무한 현 직장에서 본인의 경험으로 새로운 답을 찾기도 한다. 더 큰 문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작은 성공도 의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들은 나이나 경험과 관계없이 열정이 살아 있고 긍정의 에너지로 누구와도 협력한다. 일에 대한 관심과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창업가 정신이 있다.
함께 성장 또는 창업
인터넷 창업 붐이 한창이던 1990년 말, 2000년 초, 많은 사람들이 벤처 창업에 실패했다. 그들 중 일부는 다시 기존의 기업으로 돌아 왔다. 요즘은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들의 창업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어떤 면에서는 청년들의 창업을 유혹하는 시대이다.
직장에서, 혁신과 창의로 문제해결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이러한 활동이 소속한 기업의 문제 해결로 이어지고, 성과로 연결되어, 회사 내에서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도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또 특별한 계기에, 이 노력이 근무하던 조직 바깥에서 신사업이나 창업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기업 조직 내의 어떤 역할에서, 어떤 일을 하던, ‘Big Problem’을 찾아 이를 해결하고, 혁신과 개발을 주도하는 직장인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이것은 우리의 짧은 70년 산업발전사에서도 증명된 사실이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일에 대한 자세’ 이다.글=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 김연호 부사장
정리= 경규민 기자 gyu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