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걸어가라우?'…김정은 위원장 헬기 타고 백록담 갈까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문위원장의 '연중 답방' 시한이 한 달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 언급됐던 대로 문재인 대통령과 한라산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백록담 분화구에 헬기를 이·착륙시킬 수 있을까.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 내부 초지는 실제 대형 헬기가 착륙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공간이 넓다. 2016년 9월에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내 자연환경 관련 기초학술조사를 위해 헬기가 네 차례나 백록담 분화구 내부에 이착륙하기도 했다. 당시 사용된 헬기는 S-61N 기종으로 대통령 전용 헬기보다 더 큰 기종이다.

정식 헬기장이 필요하다면 분화구 내부 이착륙 방안 외에도 산 정상 가까이 성판악 코스에 있는 헬리패드를 이용하는 방안도 있다. 한라산 정상에서 백록담까지 도보로 가는 길이 험하고 멀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정식 이착륙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면 이 방안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복병은 겨울 한라산의 날씨다. 김 위원장 답방이 겨울철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겨울 한라산은 강풍이 많이 불고 폭설이 내리는 날이 많아 헬기로 접근하는 것부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적설 문제도 있다. 백록담 분화구 내부에는 바람이 덜 불어 눈이 수십m씩 쌓기 때문에 헬기 이착륙이 어려울 수 있다.

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이 처음 언급됐을 당시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했던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한라산에 해병대를 동원해 헬기장을 만들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와 관련해 "남북 정상의 헬기 이용은 백록담에 헬기착륙장을 설치해 이를 이용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인공적인 이착륙 시설 없이 헬기 이용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사전에 현장 점검을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