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하루 만에 시총 5兆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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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등 바이오株 투톱 '악재 쓰나미'에 주가 급락국내 바이오주 시가총액 1, 2위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동반 급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5조원 넘게 증발했다. 셀트리온은 증권사가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셀트리온은 실적 우려가 커지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일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의 최종 결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팔아치웠다. 증권업계에선 ‘빅2’ 종목이 흔들리면서 당분간 바이오주 투자심리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부터 업체별로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발표가 본격화되기 때문에 주가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삼바, 기관 ‘역대 최대’ 순매도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셀트리온은 2만7500원(11.98%) 내려간 20만2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20만원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셀트리온을 429억원어치 순매도(1위)했다. 지난 9일 장 마감 후 공개된 3분기 실적이 ‘어닝쇼크’를 내면서 매물이 쏟아졌다. 셀트리온의 올 3분기 영업이익(736억원)은 작년 동기 대비 44.2% 줄었다. 시장 컨센서스(1416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셀트리온, 영업이익 40% 감소
'어닝쇼크'에 목표가 줄줄이 하향
삼바 '분식 의혹' 14일 결론 전망
고강도 제재 땐 '상폐'심사 가능성
"바이오 전체 투자심리에 악영향"
이날 주요 증권사는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34만→27만원)을 비롯해 대신증권(31만→28만원) 미래에셋대우(40만→33만5000원) 신한금융투자(31만→25만원) 등 9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낮췄다. 올 들어 국내 증권사가 셀트리온 목표가를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출 비중의 78%를 차지하는 트룩시마(혈액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공급 단가 인하와 1공장 증설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원가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날 22.42% 급락했다. 장중 연중 최저가(28만1000원)까지 추락했다. 기관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장 이후 가장 많이 순매도(544억원)했다. 유가증권시장 4위(24조3487억원)였던 이 종목의 시가총액(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은 13위(18조8901억원)로 하락했다. 14일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증선위의 최종 결론을 앞두고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증선위가 ‘고의적 분식’으로 결론내리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 위반으로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받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미국 바이오기업 애브비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휴미라’ 가격을 지역에 따라 10~80% 인하하겠다고 밝힌 점도 악재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의 유럽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내년께 주가 회복 가능성”
증권업계에선 두 종목의 주가 급락이 전체 제약·바이오주 투자심리를 가라앉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선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10.30% 하락)를 비롯해 에이치엘비(-10.32%) 신라젠(-9.14%) 코오롱티슈진(-8.25%) 바이로메드(-6.51%) 등 대형 바이오주가 대부분 하락했다. 바이오주 하락 영향으로 코스닥지수도 16.47포인트(2.40%) 떨어진 670.82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바이오주의 임상결과 발표가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셀트리온은 트룩시마와 허쥬마(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가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판매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유전자치료제(VM-202)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 관련 미국 임상3상 결과가 내년 상반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젠도 내년 완료를 목표로 펙사벡(항암 바이러스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