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업폐기물 포화 상태…기업들, 처리비용 부담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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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매립용량 얼마 안 남아울산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기업의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울산국가공단 내 공장협의회
"市 차원서 대책 마련해줘야"
13일 울산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현재 울산에서 가동 중인 산업폐기물 매립시설은 울주군 온산읍 이에스티, 남구 용잠동 유니큰과 코엔텍 등 3곳이다. 이에스티는 추가 매립용량이 3개월분밖에 남지 않아 가동 중단 절차를 밟고 있다.
코엔텍과 유니큰 등도 잔여 매립용량이 각각 16.3%와 24.2%에 그친다. 잔여 기간은 코엔텍이 2년7개월, 유니큰은 1년5개월 정도다.
온산공단의 한 비철금속 업체는 2년 전부터 연간 8만t에 이르는 산업폐기물을 창원과 포항지역 업체에서 처리하고 있다. 울산 폐기물 처리 업체들이 포화상태에 이른 점을 들어 대량의 폐기물을 받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온산공단의 다른 비철금속 업체도 최근 부산과 경주의 폐기물 처리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연말 계약을 갱신하면서 처리비용이 40% 정도 올랐는데 이번에 새로 계약하면서 또다시 30%가량 인상했다”고 말했다.
폐기물 처리비용은 지난해까지 t당 3만5000~5만원 선이던 것이 올해 t당 5만~12만원으로 배 이상으로 올랐다.
울산이 아닌 경주, 포항, 양산 등 다른 지역 폐기물처리 업체에 폐기물 처리를 맡기면 운송비용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울산지역 내 운반비용은 t당 5000~1만5000원이지만 타 지역 이동 시에는 t당 2만~4만원으로 비용 부담이 크다.울산국가공단 내 6개 공장장협의회는 지난 6일 울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시 차원의 산업폐기물 처리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최승봉 온산공단 공장장협의회장(솔베이코리아 대표)은 “울산에서 발생한 산업폐기물의 65% 이상을 다른 지역에서 처리해야 해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2년 후에는 울산에서 더 이상 산업폐기물을 처리할 수 없는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