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이기게 해줄게"…소송 종용해 건물 넘겨받은 목사 징역형

변호사 자격이 없는데도 재판에서 이기게 해주겠다며 소송을 종용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목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임정윤 판사는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목사 겸 작가 A(66)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14일 밝혔다.A씨는 2014년 9월 경기도 안산 모 재활원에서 재활원 운영자 부부가 제기할 소송의 변호를 맡아 이기게 해주겠다고 속여 3천400만원 상당의 건물 소유권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변호사가 아닌데도 이들 부부에게 소송에 필요한 각종 서류와 항소장을 써 주고 60만원을 입금받은 혐의도 받았다.

그는 한국수자원공사가 피해자 부부에게 재활원 건물을 철거하라고 한 사실을 알고 공사 측에 소송을 걸어 이주대책비 등 4억∼5억원을 받아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그는 해당 재활원이 한국수자원공사의 이주 대책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였다.

임 판사는 "무자격자가 타인의 법률 사건에 개입하는 경우 이해 관계인들이 적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가 사라진다"며 "피고인은 법률적으로 무지한 피해자 부부를 상대로 소송을 종용하고 대가를 받아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이어 "오히려 피해자 부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았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