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뇌 닮은 모바일AP 개발…스마트폰 두뇌 회전 7배↑

내년 출시 '갤럭시S10'에 탑재
AI 연산 속도 대폭 향상
풀HD급 영화 15초 만에 받아
삼성전자가 사람의 뇌를 닮은 스마트폰 두뇌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선보였다. 내년 초 출시될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가칭)에 장착돼 삼성의 인공지능(AI) 서비스가 한층 정교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4일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모바일 AP인 ‘엑시노스9(9820)’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을 하는 8개의 작은 두뇌(코어) 외 AI 기능을 특화한 신경망처리장치(NPU)가 추가로 탑재됐다. NPU는 인간의 뇌와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복잡하고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딥러닝(심화 학습) 기능을 갖춰 AI 두뇌로 불린다.
AI 연산 기능이 모바일 AP 내부로 들어오면서 종전처럼 서버와 스마트폰 간 주고받는 데이터 양이 크게 줄었다. 엑시노스9(9820)의 AI 연산속도가 1년 전 모바일 AP 모델보다 7배 빨라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래픽 처리 성능도 기존 모델 대비 40% 높아졌고, 전력 소모는 35% 줄었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8개 주파수 대역을 묶는 기술을 개발해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를 초당 2기가비트로 끌어올렸다. 풀HD급 고화질 영화를 15초 만에 다운로드할 수 있는 속도다.엑시노스9(9820)은 내년 초 판매될 ‘갤럭시S10’에 본격적으로 탑재될 전망이다. AI 모바일 두뇌가 장착된 첫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갤럭시S10의 AI 성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3차원(D) 안면인식과 같은 영상인식 기술을 도입하고 음성 AI 서비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성능 등을 개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가열되면서 AI 모바일 AP 시장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화웨이가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NPU가 탑재된 모바일 AP(기린970)를 공개했다.

애플도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8과 아이폰X에 AI 기능을 특화한 모바일 AP(A11 바이오닉)를 탑재했다. 모바일 AP 시장 세계 1위인 퀄컴도 자사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의 AI 기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