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면허 없어도 분양대행 가능

與 의원 주택법 개정안 발의
주택업자·정비사업자 등 확대

주택건설업자, 도시정비업체 등도 건설사를 대신해 아파트 분양업무를 대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건설업 면허 소유자만 분양대행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혼란을 겪었던 분양대행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전망이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올해 말 국회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와 정부는 주택법을 개정해 분양업무 대행사의 자격기준을 현행 건설업자 외에 주택건설 등록사업자,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부동산 디벨로퍼협회에 등록한 개발회사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주택건설 사업자로 등록하려면 자본금 3억원, 건설기술자 1명 보유 등의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는 현행 법에 따라 분양대행업을 할 수 있는 건설업자의 자격요건(자본금 5억원, 건설기술자 5명 이상 보유)보다 완화된 기준이다. 이와 함께 재개발·재건축 등의 업무를 진행하는 정비사업 전문업체, 부동산 개발회사도 분양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분양대행사는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의 위탁을 받아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마케팅, 도우미 운영, 청약 상담, 계약자 관리 등 분양 관련 실무를 한다. 정식 건설업종으로 분류돼 있지 않아 대부분 분양대행사는 건설업 면허 없이 분양대행 업무를 해왔다.

하지만 일부 분양대행사가 인기 아파트의 선착순 분양과정에서 불공정 행위로 잡음을 일으키자 국토부가 지자체에 분양 계약자의 서류 확인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주체를 ‘건설업 등록사업자’로 제한한 주택공급규칙을 준수하라고 지시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분양대행사들은 건설업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분양업무와 관계없는 건설 기술자를 고용해야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법을 위반하거나 시장 교란 행위를 한 분양대행사와 그 업무를 위탁한 건설사에 대해서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처벌 규정도 담겼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