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로운 것 없다"…北 미사일기지 논란 진화

"이미 아는 내용…가짜뉴스"
NYT '北 기만술' 보도 반박

미국내 비핵화 의구심 커지자
서둘러 정치 쟁점화 차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북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에 대해 “전부 아는 내용이며 새로운 것이 없다”고 1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의 ‘북한이 큰 기만술을 쓰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부정확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에게 놀아나고 있다”며 삭간몰 기지를 정치 쟁점화하자 서둘러 논란을 차단하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CSIS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운영 중인 약 20곳의 미신고 미사일 기지 중 13곳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NYT는 이를 근거로 “위성사진은 북한이 큰 기만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지난 6월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사라지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을 비판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취소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범위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없다. 만약 일이 잘못되면 내가 제일 먼저 알려주겠다”며 보고서 내용을 평가절하했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우리는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2차 정상회담을 할 준비를 여전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적인 비핵화 해결 노력에 많은 사람이 콧방귀를 뀌려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의 이 같은 발언은 미·북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했다’는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협상이 성과가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삭간몰 기지와 관련해 각자에게 유리한 측면만 부각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CSIS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배치된 후방 ‘전략벨트’에서도 미사일 기지 여러 곳을 확인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밝혔다. CSIS의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한 뒤 “앞으로 관련 보고서도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 가장 가까운 전방의 ‘전술벨트’에는 단거리 미사일을, 중간의 ‘작전벨트’에는 중거리 미사일을, 후방의 ‘전략벨트’에는 장거리 혹은 ICBM을 배치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