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美 Fed 의장 "모든 FOMC회의서 기준금리 올릴 수 있다…익숙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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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금리인상 강력 시사“시장은 앞으로 모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美,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어
증시보다 실물경제 면밀 주시"
"강한 美경제, 세계에도 좋다"
무역전쟁 美 영향 아직 미약
글로벌 경기는 조금 꺾이는 중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14일(현지시간)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최근 뉴욕증시가 흔들리자 시장 일부에선 금리 동결과 같은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기대했지만, 그는 “미국 경제가 좋으며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다만 “글로벌 성장세가 조금씩 약화되고 있으며 무역전쟁이 미국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파월 의장은 이날 댈러스연방은행 주최 포럼에서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대단히 행복하다”며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앞으로 Fed 미팅이 열릴 때마다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Fed는 내년부터는 FOMC 회의 때마다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지금은 연간 여덟 번 회의 중 네 번(3·6·9·12월)만 기자회견이 열린다. 파월 의장은 “FOMC 때마다 기자회견을 한다는 건 모든 게 ‘라이브’가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Fed는 12월 회의에서 올 들어 네 번째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0~2.25%다.
파월 의장은 Fed가 직면한 도전 과제는 얼마나, 어떤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것인지 고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장과 기업, 경제가 통화정책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정말로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도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고용 시장은 지금까지 보아온 것 중 가장 빡빡하며 물가 상승 신호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둔화하는 글로벌 경기가 미국 경기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는 조금씩 꺾이고 있으며 끔찍할 정도의 둔화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3분기 세계 4대 경제대국 중 미국을 제외한 중국과 일본, 독일에서 경기 둔화가 감지됐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3, 4위인 일본과 독일은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고 중국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연 6.5% 성장(전년 동기 대비)에 그쳤다.파월 의장은 무역전쟁에 대해선 “무역정책에 따른 영향은 아직 커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관세 부과 상품이 많아지면 성장세는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부양과 관련해서는 “감세와 지출 증가로 인한 경기 부양책이 사라지면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금융시장은 중요하지만 증시는 경제의 많은 요소 중 하나”라며 “Fed는 실물경제를 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물경제가 흔들리기 전까지는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0월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5.1~9.2% 하락했고 이달 초 반등 조짐을 보였으나 이번주에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Fed의 잇단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신흥국 등 세계 각국에 부담을 주고 있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강한 경제가 달러에 상승 압력을 가했고, 신흥국 시장 금융 여건을 긴축시켰다”면서도 “강한 미국 경제는 세계 경제에 좋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