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소주, 제주 넘어 전국구 소주에 도전"

현재웅 (주)한라산 대표 인터뷰

新공장, 이달부터 본격 가동
소주 생산 능력 두 배로 늘어
수도권 영업본부 세우고 본격 공략

공장 지하수 변질 여부 검사
'수질 오염' 논란으로 번져
식약처 재검사 결과 삼다수와 동급 판정
“이제는 서울을 비롯한 육지 고객도 한라산 소주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소주 시장의 ‘틈새강자’로 부상한 한라산 소주를 제조하는 (주)한라산의 현재웅 대표(42·사진)는 지난 13일 제주 본사에서 기자를 만나 “7일부터 신공장이 가동돼 소주 생산 능력이 두 배로 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한라산은 1950년 호남양조장으로 출발한 소주 회사다. 1975년 제주지역 6개 소주업체가 통합돼 ‘한일’로 사명을 변경했다. 1993년부터 ‘한라산 소주’라는 브랜드로 선보이고 있다. 지금의 사명으로 바꾼 건 1999년이다.

한라산 소주는 몇 년 전만 해도 제주도에서나 마시는 소주였다. 한라산 물과 투명한 소주병이 애주가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등 육지에서도 한라산 소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현 대표는 “제주도에 대한 관심이 제주도 먹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제주도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한라산으로 옮겨온 것 같다”며 “4년 전엔 한라산 소주를 주문하는 서울 도매상이 10곳 정도였는데 지금은 140곳으로 늘었고, 물량이 부족해 도매상들이 순번표를 받고 대기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매출표를 보면 2016년 도외(道外·육지) 매출은 29억원에서 지난해 59억원으로 103% 증가했다.

현 대표는 “육지 수요 증가에 맞춰 작년 7월 신공장 건설에 착공, 1년 만에 준공해 생산 규모가 연 3900만 병에서 6900만 병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처럼 한라산 소주의 수요 증가세가 계속된다면 지난해 241억원이던 매출이 올해 250억원, 내년 36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이에 따라 현 대표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도에서 6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전국에선 2% 정도밖에 안 된다”며 “우선 수도권부터 시작해 전국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현재 중국 미국 일본 등 9개국인 수출 국가도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현 대표는 신공장 설립에 투자한 250억원가량을 대부분 회사와 현 대표 일가가 보유한 부동산 담보대출로 충당했다고 했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회사 규모가 커지면 장기적으로 주식시장 상장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현 대표는 “제주도 경제 규모가 전국의 2% 정도 되는데, 국내 증시에 상장한 제주 회사는 한 곳도 없다”며 “회사가 성장하면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지분은 현 대표가 30%, 현 대표의 부친인 현승탁 회장이 70%를 갖고 있다.
그는 최근 불거진 수질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현 대표는 “지난여름 신공장 가동을 앞두고 기존 공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20여 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며 “그 사이에 지하수 수질이 변하지 않았는지 시험 삼아 의뢰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실제 소주를 만드는 정수의 재검사를 요청해 다시 의뢰한 결과 ‘적합’으로 판정받았다”며 “한라산 소주는 적합 판정된 제주도 지하수로만 생산한다”고 강조했다.

공장에서 10㎞ 떨어진 축산농가에서 나오는 폐수가 지하수로 흘러들어간다는 논란에도 “고려대 지질학과에 의뢰한 결과 축산농가와 관련된 지하수는 한라산 소주가 쓰고 있는 지하수와 수질 성분이 아예 달랐다”며 “축산 폐수라면 암모니아질소가 포함돼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지하수에선 전혀 나오지 않았고 수질검사 결과 ‘삼다수’와 동급이라고 판정받았다”고 답했다.

제주=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