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른 추위, 천연가스 ETN '대박'

천연가스 선물 값, 4년來 최고
'신한 ETN' 올 상승률 72%

"강추위 찾아오면 상승세 지속"
"날씨 불확실성 커…단기 강세"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재고량이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겨울 추위가 일찍 찾아온 영향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천연가스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도 치솟고 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 천연가스 선물 ETN’은 1360원(15.14%) 오른 1만34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45.7% 올랐다. 올해 상승률은 72.2%에 달한다. 기초자산 가격보다 2배 더 움직이는 레버리지 천연가스 ETN은 소위 ‘대박’을 쳤다.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ETN’은 이달 104.6%, 올해 166.2% 상승했다.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ETN’도 이달 102.2%, 올해 180.7% 올랐다. 삼성 ETN은 환노출 상품이라 달러 강세 효과가 더해졌다.

반면 기초자산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천연가스 ETN은 큰 손실을 내고 있다. ‘신한 인버스 천연가스 선물 ETN’은 이달 35.2% 손실을 냈다.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은 이달 수익률이 -60.3%,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은 -60.9%에 달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12월 만기 천연가스 선물은 14일(현지시간) 하루에만 17.9% 오르며 100만BTU(1BTU=252㎈)당 4.84달러로 마감했다. 지난달 말 3.26달러에서 48.3% 상승했다.

미국 CNBC 방송은 “미국 중부와 동부에서 12월 중순에나 나타날 날씨가 11월 중순에 나타났다”며 “예상 밖의 강추위가 계속된다면 천연가스 가격이 5~6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국이지만 셰일오일과 마찬가지로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 미비로 공급에 제약을 받고 있다.

지난달까지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천연가스 재고를 비축할 여유가 없었던 것도 가격이 급등하는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천연가스는 미국 전력 발전원의 32%를 차지한다. 에어컨 사용으로 가을까지 천연가스 소비량이 많았는데, 바로 추위가 찾아와 이번엔 난방용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했다.다만 추위가 누그러지면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날씨는 불확실성이 커 앞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계절적 성수기를 앞둔 단기 강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선물 등 파생상품 ETN은 만기 연장(롤오버) 비용이 발생해 횡보장보다는 추세적으로 상승할 때 성과가 좋은 점도 주의해야 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