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시한폭탄' 비격진천뢰 11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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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 무장읍성서 지름 21㎝, 무게 17~18㎏전북 고창군 무장현 관아와 무장읍성(사적 제346호)에서 조선시대에 제작된 시한폭탄인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가 무더기로 나왔다.
포사격하는 포대 유적도 확인
무장읍성을 발굴조사 중인 호남문화재연구원은 15일 수혈(竪穴·구덩이) 유적과 주변 퇴적토에서 비격진천뢰 11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의 작렬(炸裂·산산이 흩어짐) 시한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비격진천뢰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선조 재위 기간(1567~1608)에 화포장(火砲匠) 이장손이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나온 비격진천뢰는 지름 21㎝, 무게 17~18㎏으로 크기가 비슷한 구형이다. 보존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비격진천뢰는 모두 6점뿐이며,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 한 점이 보물 제860호로 지정돼 있다. 창녕 화왕산성, 하동 고하리, 진주성 등에서도 비격진천뢰가 발견됐지만 무장읍성처럼 10여 점이 한꺼번에 출토된 것은 처음이다.
비격진천뢰가 나온 수혈 인근에서는 포를 쏜 시설로 짐작되는 포대(砲臺) 유적도 발견됐다. 포대 유적은 지름 170㎝, 깊이 25㎝인 원형으로, 돌을 깔아 평탄면을 조성한 뒤 흙을 다졌다. 조선 시대 훈련청과 무기고로 추정되는 건물터 유적 10여 동과 도로시설, 자기, 기와 등도 출토됐다.무장읍성은 1417년 왜구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둘레 1.2㎞의 성으로, 고창군이 2003년 복원정비 계획을 수립해 연차적으로 발굴조사를 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