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언제쯤…" 홍콩 증시만 보는 증권사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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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지수 하락세에 ELS 평가손실요즘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가장 예민하게 쳐다보는 글로벌 증시 중 하나가 홍콩증시다. 홍콩H지수가 장기간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상환이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ELS는 대부분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데, 지수가 조기 상환 조건 아래로 떨어지면 상환이 늦춰진다.
발행 줄고 조기상환 안돼 이익↓
자기자본 중 일부를 ELS에 투자한 증권사들은 미상환 ELS의 평가손실이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 상환 지연으로 발행 규모가 줄면서 ELS 판매 수수료 수익도 감소했다. 지난 14일 발표된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의 올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나빠진 핵심 요인 중 하나도 ELS 상환 지연이다.미래에셋대우는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43.1% 줄어든 76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삼성증권도 3분기 순이익이 26.5% 감소한 642억원에 머물렀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ELS 조기상환 감소로 트레이딩 파생운용 부문에서 100억~200억원의 이익을 까먹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분기에 4조원이었던 파생결합증권 발행금액이 2조1000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수수료수익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ELS 발행잔액은 68조7222억원으로, 9월 말보다 1.3%(8744억원) 증가했다. 신규발행 물량도 있지만 홍콩H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상환지연 물량이 쌓인 결과라는 게 예탁원의 분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판매수수료 수익을 통해 ELS 관련 손실을 상쇄했지만 다른 증권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홍콩 증시가 단기간 내 급반전할 분위기가 아니어서 미상환 ELS는 당분간 골칫거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