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역 타협안 美에 전달…트럼프 요구엔 못 미쳐"

"제조 2025 등 산업정책 변화 약속 없어…협상까지 갈 길 멀어"
미 재무 차관, 화상회의로 중국 측과 무역문제 논의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재개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요구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의 광범위한 무역 개혁 요구에 대한 답변을 담은 문서를 미국에 보냈다면서 이는 미·중 무역 전쟁을 멈출 협상을 촉발할 수 있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제까지 미국은 2천500억달러(약 283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다양한 양국 간 교역조건의 변화를 요구했으며 중국은 보복 관세로 응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와 산업 보조금, 미국 기업들에 대한 진입 장벽,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등에 관해 중국을 비난해 왔다.블룸버그도 중국 관리들이 올해 여름 이후 처음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의 양보안들을 개략적으로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 2명은 현재로서는 타협안이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요구해온 중대한 구조적 개혁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협상에 갈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중국 제안한 내용 대부분이 특정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지분 상한 확대와 같이 앞서 실행한 변화의 '재탕'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추진해온 '중국 제조 2025' 같은 산업정책의 변화 약속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달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회동할 때 얼마나 실질적인 합의가 이뤄질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소식통 2명은 중국의 양보안이 정상회담에 앞서 미·중 간 건설적인 논의의 징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멀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이 이끄는 실무진은 지난 13일 화상회의를 통해 중국 측과 무역 이슈들을 논의했다고 미 재무부 대변인이 전했다.앞서 미국은 중국이 무역과 관련된 미국의 요구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지 않으면 협상을 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다가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나서 양국은 여러 경로로 대화를 재개했다.
한편 대중 무역협상을 둘러싸고 백악관 내 대중국 '매파'와 '비둘기파'가 파열음을 낸 이후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의 대외 역할(public role)이 축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CNBC는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나바로 국장이 공개적으로 나서는 일을 의도적으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나바로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해를 끼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나바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 줄이기에 집중하도록 조언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주에는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월가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