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임종헌, 중앙지법 신설 합의부 배당

형사합의36부 배당…행정처 근무 경력 없는 윤종섭 부장판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59)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건이 서울중앙지법의 신설 형사합의부에 배당됐다.서울중앙지법은 15일 내부 논의를 거쳐 임 전 차장 사건을 '적시 처리가 필요한 중요사건'으로 선정하고 형사36부(윤종섭 부장판사)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재판 예규상 다수 당사자가 관련됐거나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 등은 중요사건으로 지정해 신속히 처리한다.

법원 관계자는 배당 결과에 대해 "형사합의부 재판장들과의 협의를 거쳐 연고 관계, 업무량, 진행 중인 사건 등을 고려해 일부 재판부를 배제한 뒤 나머지 재판부를 대상으로 무작위 전산 배당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 있거나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재판장의 부서 6곳은 무작위 배당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36부는 법원이 임 전 차장 등의 기소에 대비해 지난 12일자로 신설한 부서 3곳 중 하나다.

윤종섭(48·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를 비롯해 재판부 구성원 모두 기존 민사42부에서 소송 사건을 담당했다.공정성 시비를 없애자는 목적에서 모두 민사 담당 법관들로 재판부를 꾸린 것이다.

윤 부장판사는 경희대 법대를 졸업한 뒤 판사로 임관해 청주지법·의정부지법·서울고법·춘천지법·수원지법 등을 거쳐 2016년에 서울중앙지법으로 발령받았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발원지로 지목된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한 이력은 없다.다만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과 재판부 구성원 간의 연고 관계가 있을 수 있어 추후 재배당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현재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에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맡았던 판사 출신 김경선(59·연수원 14기), 황정근(57·연수원 15기), 검찰 출신 김창희(55·연수원 22기) 변호사 등 8명이 이름을 올려놨다.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면 법관 출신 변호사들을 충원하는 등 변호인단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의 첫 재판 절차인 공판준비기일은 12월 중순쯤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

범죄사실이 30여 개에 달하는 데다 검찰 증거기록이 많아 변호인 측이 자료를 보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공판준비기일은 사건의 쟁점 및 검찰과 변호인단의 유무죄 입증 계획을 정리하는 자리라 임 전 차장은 법정에 나올 필요가 없다.

2∼3차례 공판준비기일을 거쳐 정식 재판은 일러야 내년 1월 초에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임 전 차장도 이때 처음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