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에 팔리는 국내 최대 MRO…20兆 시장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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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서브원 MRO 사업 매각
대기업 모두 떠난 시장…홍콩계 어피너티 뛰어들어
LG, 판토스·서브원 지분 잇단 매각
일감몰아주기 규제 '정면돌파'
자금력 앞세운 글로벌 PEF
인터파크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 국내 MRO 시장 '한판승부'
![](https://img.hankyung.com/photo/201811/AA.18283440.1.jpg)
무한경쟁 들어간 MRO 시장어피너티는 2014년 오비맥주를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AB인베브에 매각해 4조8000억원의 차익을 올린 데 이어 2016년 국내 최대 음원회사 로엔을 카카오에 팔아 1조2000억원을 번 대형 PEF다.
어피너티가 서브원의 MRO 사업부문에 눈독을 들인 건 ‘안정성’과 ‘성장성’ 때문이란 분석이다. 서브원 MRO사업은 지난해 매출 3조1989억원에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알짜’이자 서브원 매출의 59%를 차지하는 핵심 부문이다. LG그룹 물량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사업이 안정적이다. 투자금(5000억원 이상) 대비 수익률로 치면 매력적인 매물이란 게 PEF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어피너티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대기업 계열 MRO 업체’란 꼬리표를 떼어내는 만큼 성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브원은 대기업 계열사라는 이유로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재로 중소기업단체들과 맺은 협약에 따라 매출이 3000억원에 못 미치는 중소·중견기업에는 신규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어피너티로 대주주가 바뀐 만큼 서브원은 중소·중견기업을 새 고객으로 맞이할 기회를 얻게 된다.국내 시장에 대적할 만한 경쟁 업체가 없다는 점도 어피너티가 서브원 MRO 사업을 인수한 배경으로 꼽힌다. 2011년 삼성 MRO 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작년 매출 2조3078억원)를 인수한 인터파크를 제외하면 서브원에 견줄 만한 MRO 기업은 없다. 현대차그룹에는 MRO 계열사가 없고, SK그룹 산하 행복나래는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사회적 기업이다.
재계에선 어피너티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신규 고객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어피너티가 MRO 업체를 추가로 인수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갖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PEF업계 관계자는 “서브원 MRO사업을 매개로 LG가 어피너티와 손잡은 만큼 인수합병(M&A) 등에서 협업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오상헌/이동훈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