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현대百 지주사' 굳히기…현대그린푸드 주가 '해뜰날' 오나

기업재무 리포트

종로 빌딩 매각·알짜 계열사 합병

자회사, 사모펀드서 200억 유치
재무구조·실적 개선…기업가치↑
▶마켓인사이트 11월19일 오전 4시20분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로 떠오른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빌딩 등 부동산과 불필요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고 알짜 계열사는 흡수 합병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현대그린푸드의 가치를 높여 그룹 지배구조를 단단하게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내실 다지기 나서

현대그린푸드의 100% 자회사인 현대아이티앤이(현대IT&E)는 지난 10일 하나금융투자가 운용하는 사모펀드(PEF) ‘하나금투자전략 제1호’를 대상으로 전환우선주(CPS) 2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현대IT&E는 7월1일 현대그린푸드의 정보기술(IT)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출범한 회사다. 시스템통합(SI) 사업을 주력으로 하며 지난해 말 자산 규모는 201억원이다.이 회사는 전환우선주 발행금액만큼을 자본으로 회계처리할 예정이기 때문에 모회사인 현대그린푸드의 연결기준 자본도 더불어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IT&E가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를 돕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 서울 종로구 평동에 있는 서진빌딩을 305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2년 창당한 통일국민당의 당사로 쓰인 건물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서진빌딩 매각 차익을 영업 외 수익 형태로 실적에 반영할 전망이다.

알짜 계열사 합병으로 실적과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음달 31일 부동산 자회사인 금강에이앤디와 인력공급 업체인 현대푸드시스템을 흡수 합병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말 자본 합계는 478억원에 달한다.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 기대

현대그린푸드 주가는 지난 13일 1년 최저가 수준인 1만1800원까지 떨어졌다.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올여름 폭염으로 식자재 가격이 치솟아 올 3분기 급식 사업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탓이다. 하지만 전망은 나쁘지 않다. 이 회사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기대 덕분에 최근 주가도 반등세를 타고 있다. 19일 주가는 150원(1.17%) 오른 1만2950원에 장을 마감했다.자산 매각과 지배구조 개편 등도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 지분(12.0%)은 물론 현대홈쇼핑(25.0%), 현대리바트(39.9%)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지분 23.0%)과 정교선 부회장(12.7%)이 현대그린푸드 지분 35.7%를 갖고 있다. 이 회사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