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에 부담"…단독판사 대표도 '블랙리스트'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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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사불이익 검토문건 확보…블랙리스트 의혹 일부 실행 단서
'양승태 비판' 판사는 인사평정 조작해 지방 발령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사법행정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판사들에게 인사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당시 법원행정처가 서울중앙지법 소장급 판사들을 대표하는 단독판사회의 의장을 단지 '사법행정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를 들어 '물의 야기 법관'으로 규정했고, 양 전 대법원장의 인사권에 반발한 한 판사는 지방으로 좌천시킨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법원행정처가 특정 성향을 지닌 판사들 동향을 감시하고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이 의혹은 사법부를 상대로 한 최근 검찰 수사의 단초가 됐지만, 대법원은 실체를 부인해왔다.19일 검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014년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을 맡은 김모(43·사법연수원 30기) 부장판사 등에 대한 인사 방안을 검토한 '물의 야기 법관 인사 조치 보고'라는 제목의 법원행정처 문건을 확보했다.
2015년 1월 대외비로 작성된 이 문건은 김 부장판사가 경선을 거쳐 의장에 당선됨 점을 문제 삼았다.
단독판사 가운데 선임이 추대되던 관례를 깬 데다 투표에 앞서 사전 물밑작업을 하는 등 사법행정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였다.법원 내 진보성향 단체인 우리법연구회 창립회원인 김 부장판사는 2014년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사무분담 방식에 법원장의 자의를 배제하기 어렵고 특정 사무는 선발 개념화로 사법관료화를 조장한다"고 주장해 이성호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행정 라인과 갈등을 빚었다.
법원행정처는 김 부장판사에게 적극적인 인사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를 '물의 야기 법관'으로 규정하면서도 단독판사회의 대표라는 이유로 인사 불이익을 줄 경우 판사들 사이에서 일어날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당시는 김 부장판사가 2년에 한 번씩 있는 정기인사 대상자가 아닌 점도 고려됐다.
하지만 인사 조치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건은 김 부장판사에 대해 "사법행정에 상당한 부담을 줬으나 단독판사회의 의장 활동으로 인하여 인사패턴을 벗어나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인식될 경우 단독 판사들의 상당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정기인사 대상이 되는) 2016년에 재검토"하기로 했다.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대법관 인사 등을 법원 내부망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가 지방으로 좌천되기도 했다.
문건에는 송모 부장판사(44·연수원 29기)의 인사 평정 순위를 낮춰 지방 소재 법원으로 전보한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송 부장판사는 박상옥 당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등이 대법관 후보로 추천되자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에 대한 법원 내부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글을 법원 내부망에 올렸다.
이보다 앞서 2014년 8월에도 권순일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양승태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을 비판하는 글을 쓴 바 있다.
당시 수원지법에 근무하던 송 부장판사는 통상의 법원 인사원칙에 따라 서울 소재 법원으로 옮겨야 했지만 문건 작성 직후인 2015년 2월 창원지법 통영지원으로 전보됐다.
검찰은 전날 송 부장판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이 같은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작성된 이 문건은 박병대 법원행정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등 당시 사법행정 수뇌부의 결재를 받았다.
해당 문건에는 두 부장판사 이외에도 당시 사법행정에 비판적 의견을 제시한 법관 여러 명에 대한 인사 조치 검토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법원장이 서명한 공식문건에서 '물의 야기 법관'으로 규정된 사실만으로도 각종 선발성 인사와 해외연수 등에 불이익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최근 확보한 법원행정처 인사자료를 분석 중이다.법원은 블랙리스트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자체조사를 했지만 지난 5월 말 "비판적 법관 리스트를 작성해 조직적, 체계적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부과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 비판' 판사는 인사평정 조작해 지방 발령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사법행정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판사들에게 인사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당시 법원행정처가 서울중앙지법 소장급 판사들을 대표하는 단독판사회의 의장을 단지 '사법행정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를 들어 '물의 야기 법관'으로 규정했고, 양 전 대법원장의 인사권에 반발한 한 판사는 지방으로 좌천시킨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법원행정처가 특정 성향을 지닌 판사들 동향을 감시하고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이 의혹은 사법부를 상대로 한 최근 검찰 수사의 단초가 됐지만, 대법원은 실체를 부인해왔다.19일 검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014년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을 맡은 김모(43·사법연수원 30기) 부장판사 등에 대한 인사 방안을 검토한 '물의 야기 법관 인사 조치 보고'라는 제목의 법원행정처 문건을 확보했다.
2015년 1월 대외비로 작성된 이 문건은 김 부장판사가 경선을 거쳐 의장에 당선됨 점을 문제 삼았다.
단독판사 가운데 선임이 추대되던 관례를 깬 데다 투표에 앞서 사전 물밑작업을 하는 등 사법행정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였다.법원 내 진보성향 단체인 우리법연구회 창립회원인 김 부장판사는 2014년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사무분담 방식에 법원장의 자의를 배제하기 어렵고 특정 사무는 선발 개념화로 사법관료화를 조장한다"고 주장해 이성호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행정 라인과 갈등을 빚었다.
법원행정처는 김 부장판사에게 적극적인 인사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를 '물의 야기 법관'으로 규정하면서도 단독판사회의 대표라는 이유로 인사 불이익을 줄 경우 판사들 사이에서 일어날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당시는 김 부장판사가 2년에 한 번씩 있는 정기인사 대상자가 아닌 점도 고려됐다.
하지만 인사 조치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건은 김 부장판사에 대해 "사법행정에 상당한 부담을 줬으나 단독판사회의 의장 활동으로 인하여 인사패턴을 벗어나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인식될 경우 단독 판사들의 상당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정기인사 대상이 되는) 2016년에 재검토"하기로 했다.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대법관 인사 등을 법원 내부망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가 지방으로 좌천되기도 했다.
문건에는 송모 부장판사(44·연수원 29기)의 인사 평정 순위를 낮춰 지방 소재 법원으로 전보한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송 부장판사는 박상옥 당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등이 대법관 후보로 추천되자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에 대한 법원 내부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글을 법원 내부망에 올렸다.
이보다 앞서 2014년 8월에도 권순일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양승태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을 비판하는 글을 쓴 바 있다.
당시 수원지법에 근무하던 송 부장판사는 통상의 법원 인사원칙에 따라 서울 소재 법원으로 옮겨야 했지만 문건 작성 직후인 2015년 2월 창원지법 통영지원으로 전보됐다.
검찰은 전날 송 부장판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이 같은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작성된 이 문건은 박병대 법원행정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등 당시 사법행정 수뇌부의 결재를 받았다.
해당 문건에는 두 부장판사 이외에도 당시 사법행정에 비판적 의견을 제시한 법관 여러 명에 대한 인사 조치 검토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법원장이 서명한 공식문건에서 '물의 야기 법관'으로 규정된 사실만으로도 각종 선발성 인사와 해외연수 등에 불이익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최근 확보한 법원행정처 인사자료를 분석 중이다.법원은 블랙리스트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자체조사를 했지만 지난 5월 말 "비판적 법관 리스트를 작성해 조직적, 체계적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부과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