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R&D … 비즈니스 모델 '딥체인지' 가속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래를 준비하는 첫 번째 단계로 근본적인 체질 개선(딥체인지)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SK그룹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기초 요소 중 하나로 과감한 연구개발(R&D)을 통한 품질혁신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NCM 811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NCM 811 배터리는 니켈(N), 코발트(C), 망간(M)이 각각 8 대 1 대 1의 비율로 구성된 중대형 파우치 배터리다. 중대형 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며 주행 거리가 늘어난다. 이번에 양산한 NCM 811 배터리는 기존 주행거리보다 약 100㎞가량 늘릴 수 있다.

이 같은 품질혁신의 결과로 최근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과 미국 및 유럽형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번 수주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기술과 안정적 공급 능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연구원이 자사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SK그룹 제공
SK텔레콤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글로벌 5세대(5G) 표준 기반 기술 및 네트워크 구축 준비, 장비회사 선정, 퍼스트콜, 다른 제조사 장비(이종장비) 간 연동까지 상용화 필수 단계에서 글로벌 통신사를 수개월 앞서가고 있다. 경쟁 업체와의 초반 품질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도록 최적화에 힘쓰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 고유 기술을 적극 반영해 글로벌 표준 5G 시연에 빠르게 성공했다. 220건의 5G 기술 관련 특허도 확보하며 상용화 준비를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0월15일 삼성전자와 함께 5G 상용장비의 ‘퍼스트콜’에 성공했다. 퍼스트콜은 상용 서비스와 동일한 환경에서 데이터가 정상 송수신되는지 확인하는 최종 절차이자 5G 상용화를 위한 마지막 단계다. 현장에 5G 장비를 구축해 막바지 기술 검증에 들어갔다.SK하이닉스는 신규 공정 개발과 양산 시설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품질을 혁신하면서 시장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4차원(4D) 낸드 구조의 96단 512기가비트(Gbit) TLC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해 연내 초도 양산을 시작한다. 512Gbit 낸드는 칩 하나로 64기가바이트의 고용량 저장장치 구현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72단 512Gbit 3D 낸드보다 칩 사이즈는 30% 이상 줄었고, 웨이퍼당 비트 생산은 1.5배 증가했다. 반도체 혁신으로 해당 제품의 쓰기와 읽기 성능은 기존 72단 제품보다 각각 30%, 25% 향상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4D 낸드 제품을 적용한 1테라바이트(TB) 용량의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올해 선보일 계획”이라며 “차세대 128단 4D 낸드 제품을 동시에 개발하는 등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