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농기계도 IoT·빅데이터로 기술력 강화





LS그룹은 ‘디지털 LS’로의 전환을 통해 품질은 물론 기술경쟁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주력 산업인 전선, 전력기기, 농기계 등 전통 산업도 4차 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시대적 변화에 제대로 적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게 그룹 경영진 판단이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전통 제조업에 적용하면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LS그룹이 14년째 열고 있는 ‘LS 티페어(T-Fair)’는 혁신을 통해 품질과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2004년 시작된 티페어는 그룹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그룹 내에선 ‘기술 올림픽’으로 불린다. 지난 9월17~18일 열린 행사에선 구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책임자(CTO), 연구원 등 400여 명이 참석해 한 해 동안 이룬 연구개발 성과를 공유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가운데)과 구자균 LS산전 회장(왼쪽 첫 번째)이 지난 9월17일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티 페어(T-Fair) 2018’에 참가해 스마트 농업에 사용되는 드론(무인항공기)을 함께 들고 있다. LS 제공
LS전선은 생산 제품에 IoT를 적용해 실시간 위치와 재고, 도난 여부 등의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LS산전은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태양광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용 현황과 제품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전시했다. LS엠트론은 자율주행 트랙터와 농업용 드론(무인항공기) 등을 내놓고 스마트 농업 솔루션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선진 기술에도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LS전선은 4차 산업혁명으로 첨단 케이블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이 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와 정보의 이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첨단 케이블 수요도 따라 늘기 때문이다. LS전선은 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2013년 덴마크 전력청의 HVDC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2016년엔 국내 최초로 육상 HVDC 케이블 사업 공급권도 따냈다. 첨단기술인 초전도 케이블도 세계 최고 용량과 최장 길이의 실증실험을 통해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

LS산전은 전력과 자동화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융복합 스마트 기술력으로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기가 없는 소규모 지역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돕는 차세대 전력망인 ‘마이크로 그리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품질과 기술 경쟁력을 해외에서도 입증받았다. 지난해 일본 홋카이도 지역에 ESS와 연계한 ㎿급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전기동 제조 계열사인 LS니꼬동은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련 공정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제련 효율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다. 동제련소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은 독일 아우루비스 제련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