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선전포고'한 알리바바…"허마셴성이 냉장고 대체"

"신유통 신선식품 매장…가정에서 냉장고 필요없게 될 것"
'당근 생산일자 라벨갈이' 목격돼 물의…허마셴성 "알바 실수"
"허마셴성(盒馬鮮生)이 미래에 냉장고를 없애버리게 될 겁니다.이제 사람들은 대량으로 식료품을 사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 없이 휴대전화로 주문하면 그만입니다."중국 정보통신(IT) 업계의 거인 마윈(馬雲) 회장의 후계자인 장융(張勇)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가 '냉장고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19일 중국 경제 매체 허쉰(和訊) 등에 따르면 장 CEO는 지난 16일 열린 '2018년 중국 첨단 사상 포럼'에서 알리바바 계열의 '신유통' 신선식품 매장인 허마셴성이 소비자들이 생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나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장 CEO는 자신도 과거엔 매번 슈퍼마켓에 가면 식료품을 한가득 사 냉장고에 넣어 두고 2주일간 먹었고, 자신의 어머니는 심지어 고기를 사 냉장고에 반년 동안 얼려놓기까지 했다고 말했다.그러나 자사가 주도하는 '신유통' 산업의 발달로 앞으로 가정에서 냉장고가 필요 없게 되리라는 것이 장 CEO의 주장이다.

허마셴성은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O20(온라인오프라인 연계) 매장이다.

신선 채소, 과일, 수산물, 고기 등 신선식품이 주력 상품이다.'신유통'을 표방하는 허마셴성은 인터넷, 빅데이터, 스마트 물류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유통 비용을 크게 낮추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신속하게 상품을 배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느 슈퍼마켓과는 다르다.

알리바바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점포별로 고객들의 소비 패턴을 정확하게 분석해 매장의 신선식품 재고량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재고 비용 감소는 곧바로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또 스마트 물류망을 이용해 중국 안팎에 산재한 우수 신선식품을 효율적으로 매장까지 옮김으로써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전통적인 슈퍼마켓보다 앞선 빠른 배송도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허마셴성은 특히 직장 생활로 장보기 시간이 부족한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은 직접 허마셴성 매장을 방문할 수도 있지만 휴대전화 앱으로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매장에서 물건을 주문할 수 있다.

허마셴성은 3㎞ 이내에 있는 고객에게 30분 안에 주문 상품을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선전, 청두, 항저우, 시안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중국 전역에 100개에 가까운 허마셴성 매장이 운영 중이다.

대만 연합보는 "허마셴성이 냉장고를 없애버리겠다고 한 것은 '신선'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는 것"이라며 "알리바바가 과거 알리페이(중국명 즈푸바오[支付寶])로 지폐를 대체해버린 것을 생각해본다면 허마셴성이 냉장고를 없애버리겠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허마셴성의 한 매장에서 제품의 생산 일자 표시를 바꾸는 장면이 목격되면서 중국 인터넷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소비자 팡(方)모씨는 지난 15일 상하이의 한 허마셴성 점포를 찾아갔다가 직원이 수일 전 생산 날짜가 찍힌 당근에 당일 날짜가 찍힌 표시물을 붙이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이를 언론에 폭로했다.허마셴성 측은 임시직으로 고용된 직원이 업무를 잘 몰라 벌인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자 전 점포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