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적폐 청산 나선 文…'탈세와의 전쟁'으로 3조8000억원 추징

사진=연합뉴스
‘생활적폐 청산’에 나선 문재인 정부가 탈세, 고액체납자 등에게 3조80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집계됐다. 채용비리 피해자 3000여명에게는 재시험 기회를 부여해 240명을 다시 채용했다.

청와대는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앞서 이같은 생활적폐 청산 성과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권익위원장 등 부패방지 관련 기관장과 관계 장관 등과 함께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한다. 이 자리에서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생활적폐 근절’에 대한 그간의 추진상황과 성과를 점검하고, 법률 시행 2년을 맞은 청탁금지법의 향후 중점 운영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가 생활적폐 청산을 위해 노력해 온 3개 분야 9개 과제에 대한 생활적폐 청산 결과도 보고된다.우선 교육부는 학사 비리와 관련해 대입공정성 추진·점검단에서 적발한 부정입학 사례(9명)를 공개한다. 총 7회에 걸친 조사에서 9명이 입학(학위) 취소 처분을 받았고, 4개 학교 8명에 대해 2019학년도 모집정지 결정도 내려졌다.

채용비리로 인해 피해를 입은 3224명애게는 재시험 기회를 부여해 강원랜드 등 7개 기관에서 240명을 다시 채용했다. 청와대는 “정부는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관계부처 합동 전수조사를 통해 채용비리 혐의로 109건을 수사의뢰하고 255건을 징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공공분야 불공정 갑질도 근절 대상에 올랐다. 경찰청은 지난 7월부터 100일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인격침해, 갑질 성범죄, 인허가 비리 등과 관련한 갑질 범죄 특별단속을 통해 183건, 485명을 입건하고 18명을 구속 송치했다. 아울러 국무조정실에선 올 7~9월 기간 중 중앙행정기관, 공공기관 등에 대한 집중 감찰을 통해 특정인에게 하도급 몰아주기를 하거나 직원에 대한 사적 노무를 강요한 갑질 사례 30건을 적발하고 기관 통보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기획재정부는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점검을 통해 올 9월까지 총 3만2544건(296억 원)을 적발해 전액 환수결정하고, 174건을 수사 의뢰했다. 부정수급은 사회복지(227억 원), 농림수산(24억 원), 산업중기에너지(22억 원) 등의 분야에서 공사비 등 가격부풀리기, 인건비 허위신청, 바우처 허위결제 등의 형태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는 역시 같은 기간 1092건(27억 원)을 적발하고, 16건 수사 의뢰했다.

지자체의 인·허가 비리, 친인척 비리, 관급계약 관련 비리 등을 이른바 ‘지역 토착 비리’를 집중 단속한 결과 지난달까지 검찰은 건설사업 관련 금품수수 등으로 200명을 기소하고 72명 구속했다. 경찰은 3173명을 입건해 71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국무조정실은 위법사항 54건, 예산낭비 59억 원을 적발했고, 행안부는 지역토착비리 중점 점검을 통해 중징계 23명ㆍ경징계 54명에 5억2600만 원을 환수 조치했다.

국세청은 세금없는 부의 대물림, 역외탈세, 민생침해사업자 등의 탈세, 고액체납자 등 편법․변칙적 탈세에 엄정 대응해 지난달까지 총 3조80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특히, 사회정의와 조세형평성을 훼손하는 대표적 사례인 고액자산 보유 미성년자(297명, 86억원), 역외탈세자(169건 동시조사, 6381억원), 불법대부업자(56명, 104억원), 고액체납자(1조7015억 원)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관련 세금을 추징했다.이 밖에도 요양병원 비리로 162명 형사 입건(11명 구속)하고 총 1968억원을 환수 결정했으며, 국토교통부는 재개발·재건축 비리 합동단속을 실시해 97개 사업장 151건에 2046명 입건, 15명을 구속했다. 안전분야 부패에 관해선 11개 법률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을 위해 부처 간 협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성과를 보고 받은 뒤 이날 회의에서 9개 생활적폐 과제의 추진성과 및 향후 계획, 청탁금지제도 중점 운영 방향 등 두 가지 큰 주제에 대한 발표와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