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의리를 지키는 ’고대스러운 대학‘을 만드는 게 총장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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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자율성 보장...교무및 행정 업무는 학장 등에 일임내년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고려대 총장에 김동원(경영학과)·남기춘(심리학과)·선경(의과대학)·이두희(경영학과)·정영환(법학전문대학원)·정진택(기계공학과)·최광식(한국사학과) 교수(이상 가나다 순)가 후보로 나섰다.
"코딩·독서교육 강화...융합교육 기반 마련할 것"
한국경제신문은 이들을 만나 총장 출마의 변을 들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대학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총장이 된다면 대학 재정난 문제와 취업난은 어떻게 타개할 계획인지 등을 고루 물었다. 김동원 교수를 시작으로 19일부터 22일까지 1~2명의 후보를 가나다 순으로 순차 연재한다.고려대 총장 후보 릴레이 인터뷰
②남기춘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사회 전체에 봉사하는 고려대학교, ‘모두를 위한 고려대학교(KU for All)’를 만들고 싶다.”남기춘 고려대 심리학 교수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려대를 새 인류의 미래 시대에 리더십이 있는 학교로 만들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모두를 위한 고려대는 작게는 학내 구성원 모두가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등 소통하는 학교다. 크게는 사회 전체, 인류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학교다. 이번 총장 선거의 최연소 출마자인 남 교수는 융합 학문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내 주요 행정 보직인 교무처장, 연구처장 등을 지냈다.
심리학과 81학번인 남 교수는 “고려대가 사회에 큰 역할을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 역할이 너무 약해져 안타까운 마음에 총장 선거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총장이 되면 K-mooc 등을 통해 우수한 교수들의 강의 공개를 활성화하고 기업 및 공공기관과 연계해 연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남 교수는 “교무처장 역임 당시 비수도권 대학의 각 총장들이 비용 등 문제로 질 좋은 강의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해 강의를 일부 개방해 지식을 공유했던 적이 있었다”면서 “교육부로부터 ‘국가가 해야 할 일을 고려대가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총장의 모습도 ‘사회의 어른’이다. 남 교수는 “높은 사람은 많지만 어른은 없는 세상이 돼 가고 있다”면서 “정의와 의리를 지키는 ’고대스러운 대학‘을 만드는 게 총장에게 중요한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내 조직의 자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려 교무 및 연구 행정 업무는 부총장과 각 단과대 학장이 중심이 되게 할 계획이다.학내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해선 융합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 교수는 ‘지혜를 창조하는 교육’을 만들기 위해 단과대별 맞춤형 코딩교육을 개발하고 독서교육을 강화할 생각이다. 코딩교육을 통해서는 학생들이 각 학과 전공내용을 배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용적인 현출물로 내놓을 수 있게 할 생각이다. 독서교육을 통해선 융합을 가능케하는 지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양한 연구의 연계를 주도하는 융합연구처를 신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 연구처에서 나온 성과를 마케팅하는 전문가 그룹을 운영해 사업단 구성부터 연구사업 완료까지 학교가 도맡게 할 생각이다. 남 교수는 “학부시절 심리학과 은사님께서 이공계 과목을 듣지 않으면 수강신청을 받아주지 않아 통계, 화학, 물리, 생물, 수학, 전자공학, 의학 등의 과목을 어쩔 수 없이 들었던 경험이 결국 인공지능 분야에 진출할 수 있었던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력을 측정하는 프로그램 등을 비롯해 30여 개의 특허를 출원하고 한 해 100여 개 논문을 저술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인공지능 관련 연구실적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생들의 취업과 관련해서는 교수와 학생, 교우와 학생간 멘토링제를 신설해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기적으로 멘토-멘티 홈커밍데이 행사 등을 개최해 학생들이 고려대 구성원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교우 등으로 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조아란/이수빈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