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표류하던 경찰청 PC사업…삼성 제치고 비욘드솔루션이 따내

공공기관 PC 교체 국내 최대 규모
업계선 "예상 밖 낙찰" 평가
중소업체인 비욘드솔루션이 1만7000대에 이르는 경찰청의 데스크톱 PC 조달사업을 따냈다. 이 사업은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부족 사태로 공급업체를 찾지 못하다가 3개월 만에 낙찰됐다.

20일 조달청의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업체인 비욘드솔루션이 경찰청의 ‘2018년 사무용PC 구매’ 사업자로 선정됐다.
데스크톱 PC 1만7000대를 교체하는 사업으로 국내 공공기관의 PC 조달 사업 중 최대다.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이뤄진 입찰에서 비욘드솔루션은 약 135억원을 제시했다. 152억원을 써낸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업자로 뽑혔다.

데스크톱 PC는 2012년 정부가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한 품목이다. 2015년부터는 중소기업만 공공조달에 참여할 수 있다. 경찰청 PC 교체사업은 사업자를 못 찾아 지난 7월 이후 세 차례나 유찰됐다. 인텔 CPU 공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중소 PC 제조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경찰청은 중소기업 응찰이 없자 지난달 8일 네 번째 입찰공고를 냈다. 대기업·외국계 기업까지 참여할 수 있는 ‘일반경쟁’으로 바꿨다. 데스크톱 PC 품목이 일반경쟁으로 전환된 것은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이후 처음이었다. 사업이 표류하면서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둔 것이다.

이번 낙찰 결과를 두고 PC업계에서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당초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물량을 떠맡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국내 중소 PC 제조사 중에서는 인텔 CPU를 대량으로 받을 수 있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CPU 가격이 크게 올라 다른 업체들이 쉽게 응찰하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올해 경찰청 PC 구매사업의 총예산은 153억원이다. PC 한 대당 90만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납기일을 지키지 못하면 불이익도 부과돼 중소업체들은 입찰을 꺼려왔다”고 설명했다.비욘드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56억원을 기록했으며 직원은 20여 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업체가 사업 수행 의지를 보인 만큼 일단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