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개설·항공권 판매·택배까지…편의점 '생활 인프라 공간'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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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통한 택배 처리 건수항공권 결제, 체크카드 발급, 차량 공유 서비스와 택배 대행 서비스. 요즘 편의점에서는 이 모든 게 가능하다. 점포 수가 늘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편의점이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적용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141만건…20% 급증
공과금 납부·체크카드 신규 발급
주차장서 공유차량 제공도
편의점 CU는 지난해 9월 신한은행과 손잡고 디지털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공과금 납부, 법원 업무, 신용·체크카드 신규 발급, 인터넷뱅킹 가입 등 은행 창구에서나 가능했던 금융 거래를 편의점 점포에서도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신분증과 휴대폰, 또는 OTP(일회용 비밀번호)카드만 있으면 화상 상담사의 안내를 받아 진행할 수 있다. 지난 19일 CU 서울대 서연점에 설치된 은행 키오스크에서 ‘체크카드 신규 발급’을 누르자 스크린에 상담원의 얼굴이 떴다. 개인인증 등의 절차를 거치니 5분 만에 모든 단계가 끝나고 체크카드가 발급됐다.편의점에서 항공권도 바로 결제하고 받을 수 있다. CU는 지난 4월 제주항공과 제휴해 ‘편의점 항공권 결제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내놓았다. 제주항공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이나 홈페이지에서 항공권을 예약한 뒤 결제수단으로 ‘CU 편의점 결제’를 선택하면 가까운 CU 점포에서 현금으로 결제할 수 있는 제도다.
점포에 딸린 주차장에서 공유 차량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CU는 2016년부터 쏘카와 카셰어링 서비스를 하고 있다. 휴대폰 앱으로 차량 공유를 신청한 뒤 편의점 주차장에 세워진 쏘카를 이용하면 된다. CU 관계자는 “동숭아트점 등 공유차량 이용 고객이 많은 대학가, 원룸 밀집 지역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편의점에서 이용하는 택배량도 더욱 불어나는 추세다.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은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는 주로 편의점을 통해 택배를 주고받는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편의점을 통해 거래된 택배 물량은 2015년 112만6973건에서 2017년 141만7724건으로, 2년 만에 20%가량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낮 시간대에 가까운 편의점을 찾아 택배 업무를 처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오랜 시간 집을 비우는 경우도 많아 편의점에서 일상생활 업무를 처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안효주/구민기/김남영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