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고영한 前대법관 23일 피의자 신분 소환

재소환 박병대 영장청구 검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최종 책임자 세 명 중 한 명인 고영한 전 대법관이 오는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 대법관 신분으로는 차한성·민일영·박병대 전 대법관에 이어 네 번째 소환이고 피의자로는 세 번째, 공개 소환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고영한 전 대법관을 23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고 전 대법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등과 함께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를 일으킨 최종 책임자 세 명(중간 책임자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꼽힌다. 검찰이 소환 일정을 공개해 그를 포토라인에 서게 하는 것은 이번 사태에 책임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2월~2017년 5월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며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를 수집하고 통합진보당 관련 재판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2016년 부산 법조비리 사건을 은폐한 혐의(직무유기)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 박 전 대법관을 재소환해 조사하며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법관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임 전 차장과 함께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