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 사기 의혹, 공소시효 살아 있다?…경찰 "인터폴 공조 계획"

마이크로닷 산체스 형제 부모님 사기설 /사진=한경DB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5) 부모님 사기 의혹에 대해 경찰이 재수사를 검토 중이다.

충북 제천경찰서는 20일 마이크로닷 부모님이 피의자 신원과 일치하는지 사건 기록을 확보해 확인할 계획이고, 신원이 확인 되면 내사단계로 전환하며 인터폴에도 공조 요청을 할 방침이라고 조선일보는 보도했다. 마이크로닷 부모님 사기설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불거졌다. 지난 19일 한 네티즌은 충북 제천에서 마이크로닷 부모님이 주변인에게 사기를 치고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마이크로닷 소속사 측은 "확인 결과 허위 사실"이라며 법적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이들의 공식 입장이 보도되자 마이크로닷 부모에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연달아 나왔다. 당시 피해자들이 제출한 고소장과 사건사실확인원 등이 공개됐다. 이에 1997년경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마을 친척, 친구, 지인에게 수십억 원을 빌린 뒤 잠적했다는 '설'이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사실로 무게가 기울었다.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닷 모친은 계주였으며 곗돈을 모두 가지고 잠적했다.

계원인 A씨는 250여 만 원을 마이크로닷 모친에 빌려주고 받지 못했다. 그는 "차용증을 쓰지 않고 빌려준 사람이 많다"며 "200~300만원 소액부터 2000~3000만원 고액까지 다양했다. 여러 명이 고소를 진행했지만 진척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제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민부터 의사 부인까지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었다. 목장을 운영하던 마이크로닷 부친은 학교 동창과 연대보증을 섰다. 이 동창은 마이크로닷 가족이 야반도주한 이후 빚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한 제보자는 "큰아버지가 젖소 목장을 운영했다. 마이크로닷 부모가 아무도 모르게 목장을 정리하고 야반도주 했다. 저희 집안도 빚보증을 섰기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총 피해금액이 20억이 넘는 큰 사건이었기에 1998년 언론 보도도 나왔었다. 중부매일은 "충북 제천 송학면 무도리에서 낙농업을 하던 신모(당시 41세)씨가 IMF 한파 속에서 원유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사료비 상승에 따른 부채 해결이 어려워지자 젖소 85마리와 트랙터를 처분하고 잠적했다"고 보도했다. 현행법상 사기죄 공소 시효는 7년 이다. 이미 해당 사건은 20년이 흘러버렸다. 하지만 피의자가 형사 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해외에 체류하면 그 기간만큼 공소시효가 중지되기에 경찰 수사는 가능하다는 것이 제천경찰서의 입장이다.

마이크로닷 부모가 거주하고 있는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와 범죄인 인도 조약, 형사사법 공조를 맺은 국가다. 이에 피의자 인도를 뉴질랜드 측에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이크로닷과 친형인 그룹 팬텀 출신 산체스는 부모를 따라 어린 시절 뉴질랜드에 이민 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각각 가수로 데뷔했다.

이번 논란으로 예능 출연이 활발하던 마이크로닷의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06년 그룹 올블랙 멤버로 데뷔한 그는 채널 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와 MBC TV '나혼자 산다'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았으며, '도시어부'에서 만난 배우 홍수현과 연상 연하 커플이 돼 화제가 됐다.현재 '도시어부'와 JTBC '날보러와요-사심방송제작기' 측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21일 첫 방송을 앞둔 케이블채널 올리브 '국경없는 포차' 측도 "마이크로닷이 '국경없는 포차'에서 2호점 '도빌 포차'에 스페셜 크루로 참여했다"며 "초반 방송 분량이 없고 중후반 출연 예정이어서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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