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로그 후속 물량 확보, 곤 회장 사태와 무관"

르노삼성 "CEO 교체, 신차 배정과 별개"
르노, 티에리 볼로레 COO 임시 회장으로
닛산 로그와 공용 부품을 쓰는 르노자동차의 QM6를 생산하고 있는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는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로그 후속 물량 유치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미쓰비시 회장의 체포 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르노삼성 관계자는 "르노닛산의 신차 프로젝트 유치는 냉정하게 결정된다. 가장 낮은 가격에 가장 좋은 품질을 만드는 공장에 물량이 배정되는 방식"이라면서 "CEO가 바뀐다고 계획이 변경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업계 일각에선 곤 회장이 탈세 혐의 등으로 지난 19일 일본 검찰에 체포돼 해임될 위기에 처하자 프랑스 르노자동차를 모기업으로 둔 르노삼성이 로그 후속 물량을 유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에서 북미로 수출하는 닛산 로그를 조립하는데 전체 생산량의 절반에 달한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2013년 가동률이 반토막 난 한국 사업장을 재건하기 위해 '북미 수출용' 로그를 부산공장이 위탁 생산하는 방식의 '리바이벌 플랜(회생 계획)'을 가동시켜 부산공장 생산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만일 내년 9월 신모델로 교체될 예정인 로그 후속 물량을 받아내지 못하면 부산공장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르노닛산의 의사 결정은 새 계획이 있으면 르노와 닛산이 같이 승인해 사업을 진행하는 동맹관계"라며 "전세계에서 르노와 닛산 두 회사의 차를 동시에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공장이 부산공장"이라고 말했다.이어 "부산공장에서 조립하는 로그는 당시 닛산에서 일본보다 품질이 나쁠 것이란 편견이 있었지만 미국으로 수출돼 품질을 인정받았다"며 "일본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부산공장에 닛산 신차를 배정한 것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감정으로 의사결정을 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와 일본 정부는 전날 양국에서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증시가 요동치자 르노닛산의 전략적 동맹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공동성명을 내놨다.

르노는 곤 회장 체포 사태 후 입장문을 내고 "티에리 볼로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임시 CEO로 선임하고 곤 회장은 르노그룹 회장과 CEO직을 유지한다"면서 "그룹은 닛산, 미쓰비시와의 전략적 동맹관계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