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 월급 관념, 블록체인이 바꿀 것…생태계 참여자에 토큰 지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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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핀테크 컨퍼런스' 블록체인 세션회사가 직원에게 월급을 주는 기존 형태를 탈피해 생태계 참여자에 토큰을 지급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디지털 자산'으로 자리잡을 블록체인이 매개체가 되어 현재의 금융시스템이 크게 탈바꿈할 것이라는 얘기다.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8 핀테크 컨퍼런스'의 블록체인 세션에서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 이준행 고팍스(스트리미) 대표, 김우람 케라시오스 마케팅리더, 이신혜 GBIC 한국대표 등 업계의 대표적 인사들이 강연자로 나섰다.첫 강연을 맡은 표 대포는 최근의 비트코인 폭락 사태를 거론하며 "앞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디지털 자산 시장'은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가상화폐(암호화폐)가 아닌 '디지털 자산'이란 용어를 쓰자고 제안한 그는 "암호화폐는 디지털 자산 형태로 정착할 것이다. 이 흐름에 대비하는 기업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기존 주식회사 위주 생태계가 블록체인으로 인해 크게 바뀔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숙박 중개플랫폼 에어비앤비가 회사 직원이 아닌 숙박을 제공하는 참여자 '호스트'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려 한 사례를 들었다.
김 대표는 "에어비앤비나 우버 같은 회사들의 가치는 대부분 회사 내부 직원이 아니라 회사 밖의 생태계 참여자들로부터 나온다"면서 "누구나 회사의 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잡스법(Jobs act) 개정돼 크라우드 펀딩 기준이 완화된 사례도 이런 맥락이라고 귀띔했다.그는 이처럼 가치를 생산하는 생태계 참여자들을 독려하는 매개체가 '토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방송인 대부분이 회사에 소속돼 월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방송 외에도 유튜브, 아프리카 같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능력과 기여도만큼 보상 받는 형태가 일반화되고 있다"면서 "머지않아 많은 사람이 주식회사가 아닌 토큰 기반 새로운 형태의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준행 고팍스 대표는 한국 블록체인 산업의 특수성과 가능성을 역설했다. 그는 해외에 비해 국내 블록체인 역사가 짧지만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높은 교육 수준과 세계 최저 수준의 정보기술(IT) 문맹률,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선호하는 특성 등을 꼽았다. 그는 "이같은 특수성을 감안하면 한국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결국엔 산업이 클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이신혜 GBIC 한국대표는 중국·미국과의 비교를 통해 어떻게 하면 한국이 블록체인 산업 중심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발표했다. 이 대표는 국내 규제가 모호한 탓에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많아 보다 규제가 명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는 보통 개발자와 투자자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한국은 개발자는 부족하고 투자자가 지나치게 많은 상황"이라며 "블록체인을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닌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 창출의 기회로 보고 더 많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블록체인은 매우 드문 기회로 잘 준비하면 한국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면서 정부와 암호화페 거래소, 프로젝트, 개발자, 투자자, 펀드 등이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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