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협상 난항 거듭…좌초 위기감 커져

이번 주 집중 협상에도 나흘째 이견 못 좁혀, 12월 2일 마지노선
합작법인을 통한 완성차 공장을 설립하는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해 광주시 투자협상단과 현대차 측이 협상을 재개했으나 나흘째 성과가 없어 사업 좌초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지난 15일 1차 데드라인을 넘긴 데 이어 이달 말까지 마지막 시한을 정하고 협상에 들어갔으나 주요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광주시 투자협상단은 지난 19일부터 서울에서 현대차 측과 광주형 일자리 투자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애초 지난 15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개최 전까지 합의를 끌어낼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투자협상단은 국회예산심의 법정시한이 12월 2일이어서 이달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한다고 한차례 마지노선을 연장했지만, 적정임금과 근로시간 등 주요 쟁점에 대한 견해차가 커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광주시 협상단이 노동계 협상 과정에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당초 취지와 많이 달라진 안을 내놓아 투자자인 현대차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노총만 협상에 참여하면서 노동계 양대 축인 민주노총의 반발이 이어지는 점도 상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최근 광주시와 노동계가 합의한 내용을 현대차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핵심 쟁점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적정임금과 노동시간 등 2∼3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3일 광주시와 노동계가 작성한 합의문에 근로자 적정임금을 '공정임금의 속성을 갖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리에 따라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책정되는 게 원칙'이라고 규정했다.이는 해석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 평균임금과 비슷한 규모로 연봉이 책정돼야 한다고 볼 수 있는 문구다.

적정 근로시간과 관련해서도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상 1일 8시간 주 40시간에 12시간 한도 내에서 연장 및 휴일 근로를 할 수 있도록 합의문에 반영했다.

이에 현대차는 주 44·시간이 아니라 40시간으로 하자는 것은 특근비를 따로 지급하라는 것으로 인건비가 늘어날 것을 우려한다.

기존 현대차 협상안에 포함됐던 최소 5년간 임금·단체협상 유예 조항도 제외했다.

생산 차종도 휘발유용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향후 생산성이 떨어지는 만큼 친환경 차로의 전환을 요구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사업 추진의 1차 관문인 노동계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동계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합의안을 끌어냈지만 이제는 현대차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현대차노조도 광주형 일자리가 기존 근로자를 위협하고 노사 협의도 하지 않은 단체협상 위반이라며 파업까지 예고한 상태다.

이처럼 노동계 합의가 불완전한 데다 노조도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고 고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자신감도 사라져버려 현대차로서는 사업 자체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이 광주형 일자리 지원을 약속한 데다 광주시와 현대차도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막바지 타결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이날 협상에 참여한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논의중이다"는 말만 되풀이해 현재의 답답한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