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100억 넘는 대작 드라마, 연말 안방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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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접수 나선 tvN드라마 대작들이 연말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군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남자친구’ 등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고 인기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들이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다. 케이블 방송사를 중심으로 텐트폴(tent pole) 작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텐트폴은 텐트 지지대처럼 한 해 사업 성패를 가를 만한 대작을 뜻한다.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시각적 효과가 극대화되고 유명 출연진과 배우가 총출동한다. 지상파 방송사들도 이런 공세에 맞서 다양한 신작을 준비해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배우 현빈·박신혜 캐스팅
200억 들인 '알함브라 궁전의…'
AR게임 소재로 독특한 볼거리
수목드라마 '남자친구'도 눈길
반격 나선 지상파
'피고인' 제작한 정동윤 PD 연출
SBS 토일 드라마 '운명과 분노'
MBC는 '붉은달 푸른해' 방영
국내 최초 ‘증강현실 소재’ 드라마 등장대표적인 작품은 tvN에서 다음달 1일부터 방영되는 토일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다. 스튜디오드래곤과 초록뱀미디어가 공동 제작했다. 지난 7월 같은 채널에서 방영된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올 들어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터 션샤인’ 제작비는 43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제작비는 2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와도 100억원 이상 규모로 방송 판매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최초로 증강현실(AR) 게임을 소재로 해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남자 주인공 유진우가 스마트 렌즈를 착용하고 AR 게임에 접속한 순간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작품을 쓴 송재정 작가는 전작인 ‘W’에서 웹툰과 현실을 오가는 작품을 선보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송 작가는 “마법과 과학, 아날로그와 디지털, 중세와 현대 등 공유될 수 없을 것 같은 세계들이 한데 섞이고 어우러진다”며 “환상적인 경험을 통해 인간의 사랑과 욕망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출은 지난해 검찰 비리를 다루며 많은 인기를 얻었던 ‘비밀의 숲’을 제작한 안길호 PD가 맡았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유진우 역은 3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배우 현빈이 맡는다.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오래된 호스텔을 운영하는 여주인공 정희주는 배우 박신혜가 연기한다.오는 28일부터 tvN에서 방영되는 수목 드라마 ‘남자친구’도 방영 전부터 온라인에서 화제다. 본팩토리가 제작한 이 작품의 제작비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최초 쿠바 로케이션이 이뤄지고 인기 배우들이 출연한 만큼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배우 송혜교가 2016년 ‘태양의 후예’ 이후 처음 이 작품으로 복귀해 대중의 관심이 모아진다. 박보검 역시 같은 해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첫 드라마 출연이다. 송혜교는 한 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수현 역을, 박보검은 자유롭고 맑은 영혼 진혁 역을 맡아 감성멜로를 선보인다. ‘딴따라’ ‘예쁜 남자’ 등을 쓴 유영아 작가가 집필하며 ‘질투의 화신’을 제작한 박신우 PD가 연출을 맡았다.
지상파도 신작으로 반격지상파도 잇달아 신작을 선보이며 반격에 나선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처음 방영되는 다음달 1일 오후 9시 SBS는 토일 드라마 ‘운명과 분노’를 꺼내들었다. 호박덩쿨이 제작한 이 작품은 운명을 바꾸기 위해 한 남자를 사랑하는 구해라와 운명인 줄 알고 그 여자를 사랑하는 태인준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이민정이 4년 만에 복귀하며 상대역은 배우 주상욱이 맡았다. 신인 강철웅 작가가 쓰고 ‘피고인’ 등을 제작한 정동윤 PD가 연출한다.
MBC에선 수목 드라마 ‘붉은달 푸른해’가 21일 방영을 시작했다. 메가몬스터가 제작한 이 작품은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주인공 차우경이 시(詩)를 단서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차우경 역은 ‘키스 먼저 할까요’ ‘품위 있는 그녀’ 등 드라마를 연이어 성공시킨 배우 김선아가 맡았다. ‘옥중화’ 등을 제작한 최정규 PD와 ‘숨바꼭질’을 맡은 강희주 PD가 함께 연출하고, ‘케세라세라’ 등을 쓴 도현정 작가가 집필한다.
최 PD는 “시는 단서가 되기도 하고 인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며 “시가 지닌 독특한 분위기가 드라마를 더욱 재밌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