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살인' 동생도 공동폭행

경찰, 김성수 기소의견 檢 송치

경찰이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사진)를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공범 의혹을 받던 김성수의 동생(27)은 살인·폭행치사가 아니라 공동폭행 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넘겼다. PC방 살인사건은 김성수가 지난달 14일 서울 내발산동 PC방에서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생 신모씨(21)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1일 김성수에게 살인 혐의, 동생에게 공동폭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김성수는 ‘왜 범행을 저질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때는 화가 나고 억울한 상태여서 피해자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동생은 잘못한 것이 없느냐’고 묻자 “동생이 무죄라고 확신했는데 폐쇄회로TV(CCTV)를 보니 잘못한 부분은 동생도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경찰은 동생에게 살인·폭행치사가 아니라 공동폭행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동생이 허리 부위를 잡아당기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공동폭행했다”고 설명했다. 폭행을 말리려는 의도보다는 사실상 김성수의 폭행을 도왔다고 판단한 것이다. 동생이 PC방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했다는 목격자 진술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경찰은 “김성수가 쓰러진 피해자를 흉기로 찌른 뒤부터는 동생이 적극적으로 말리려고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가 바닥에 쓰러진 피해자를 흉기로 찌르자 동생이 이를 제지하는 장면 등이 CCTV로 확인됐기 때문에 살인을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가족은 경찰 수사 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피해자 유가족은 이날 김성수가 흉기를 휘두를 당시 동생이 피해자를 붙잡는 등 범행을 도왔다며 동생을 살인죄 공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