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넷플릭스에 수익 9할 내준 LG유플러스…"미디어 콘텐츠 거래 파괴"

넷플릭스 IPTV 콘텐츠 독점 제휴 맺은 LGU+
"미디어 콘텐츠 거래 시장 파괴" 지적
LG유플러스는 인터넷TV U+tv를 통해 16일부터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한다. /LG유플러스 제공
화웨이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사용으로 논란을 빚었던 LG유플러스가 이번에는 넷플릭스로 시끄럽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제휴시 과도하게 치우친 수익배분율을 따르면서 미디어 콘텐츠 거래 시장을 파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16일부터 자사 IPTV(인터넷TV) 'U tv'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했다. 이동통신 3사 중에서는 단독 제공이다. 12월 중에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위한 UI(사용자환경)도 대폭 개편한다. 대대적인 넷플릭스 모시기에 나선 셈이다.업계는 이러한 LG유플러스 행보를 우려하고 있다. 우선 한국방송협회가 반기를 들고 나섰다. 그들은 "국내 미디어 산업 붕괴를 초래하는 악의적 제휴를 철회하라"고 LG유플러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들이 지적한 것 중 하나는 넷플릭스에 과도하게 치우친 수익배분율이다. 넷플릭스는 플랫폼 수익의 50~60%를 배분받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와 달리 이번 LG유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85~90%까지 부분 조건을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불공정 경쟁 탓에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이동통신 업계에서 '양날의 칼'로 여겨졌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 넷플릭스와 제휴를 하면 콘텐츠가 풍부해진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반면 의존도가 높아져 주도권을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미디어생태계 파괴에 대한 문제도 지적된다.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게 되면 자국 콘텐츠가 밀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넷플릭스는 연간 약 8조5000억원 이상을 콘텐츠 제작과 수급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로이모건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영국을 비롯한 영어권 유럽국가의 동영상 시장점유율은 83%에 달한다.국내에서의 인지도도 점차 올라가는 분위기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의 분석 결과 2016년 9월 월 8만 명 수준이던 넷플릭스앱 사용자는 지난해 9월에는 32만 명, 올해 9월에는 90만 명으로 증가했다.

망 사용료 논란도 존재한다.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플랫폼 사업자들이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며 서비스를 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같은 업계에 있는 SK텔레콤과 KT는 넷플릭스 제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었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넷플릭스와 제휴 추진은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넷플릭스와 적절한 수익분배와 망 사용료 부분이 선제적으로 논의돼야 하며 국내 콘텐츠 생태계 영향도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연합 전선을 구축한 이유는 자사 홈미디어 사업 강화 측면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IPTV 사업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IPTV에서만 253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5% 늘어난 수치다. 분기로는 18.2% 증가했다.

가입자도 가장 많이 증가했다.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는 올해 3분기 기준 39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SK브로드밴드 8.7%, KT 5.1%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이 때문에 '만년 3등'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LG유플러스는 IPTV 부문에서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유튜브와의 협업은 물론, 최근에는 유료방송 업체인 CJ헬로를 인수한다는 설도 돈다. 넷플릭스와의 제휴도 그 일환이다.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익 배분율은 알려줄 수 없다"며 "해당 논란에 대한 입장도 없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