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수리훈련 축소로 '정상회담 멍석'…北호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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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철도사업 지지 이어 긍정 신호…북미회담 가속하나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회담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이 내년 봄 예정된 한미연합 야외기동 훈련의 범위 축소를 밝히면서 북미관계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내년 봄 예정된 한미연합 야외기동 훈련인 '독수리훈련'(FE)의 범위가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축소 범위에 대해선 부연하지 않았다.
매티스 장관의 이런 발언은 기본적으로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로키 모드'를 이어감으로써 최근 추진되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북한은 그동안 한미 군사훈련들에 대해 '조선반도 정세를 엄중히 위협하는 시대착오적인 군사적 움직임'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워싱턴DC에서 같은 날 열린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미국 측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강력하고 전폭적인 지지, 스트롱 서포트(strong support)를 표명한 것에 이어 곧바로 연합군사훈련 축소 입장을 밝혀 북한에 '유화적 신호'를 보낸 셈이다.
지난 9일 북한이 선전매체들을 통해 비난을 쏟아낸 핵심 지점이 한미 워킹그룹 출범과 한미해병대연합훈련(KMEP·케이맵)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2주 만에 한미가 이와 직결된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하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독수리훈련이 통상 매년 3∼4월에 열리는 만큼 아직 5개월 가량 남아 앞으로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축소를 발표했다는 점에서도 대북 협상을 가속하기 위한 미국의 '멍석 깔아주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슷한 시점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내년 초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도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가 함께 북한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하는 의미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북미 대화에) 좋은 신호로 해석된다"면서 "북미 간에 조속한 고위급 회담 개최를 위한 조율이 이어지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미국이 북한이 현시점에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오판하지 않도록 미리 긍정적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며 "북한 내부적으로 지금이 '총화'(결산)하는 시기이고, 이 결과가 내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담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현재 미국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에 대해 북한이 기대하는 수준의 상응조치를 준비한 상태는 아닐 것"이라며 "미국이 독수리훈련까지 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찍 훈련 축소 카드를 던진 것은 북한이 느끼는 '상응조치의 부족분'을 채워줌으로써 북미정상회담에 앞선 고위급 회담으로 유인하려는 포석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로프 스쿠그 유엔주재 스웨덴 대사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와 관련해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일부 예외를 촉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최근 방한한 크리스 케이 세계식량계획(WFP) 파트너십 사무차장 대리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자금 흐름을 제한하는 장애물들이 제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는 등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국제 여론이 옮겨가는 것도 간접적 긍정 신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만약 이달 말 북미 고위급회담이 성사되고 이에 수반하는 실무회담 등을 통해 2차 정상회담 일정이 정해진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내 답방도 예정대로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다만 이미 고위급 회담이 한 차례 연기되는 등 진통을 겪은 만큼 북미 대화 상황을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매티스 장관은 연합훈련 축소 범위를 명시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정책적 여지를 남겼고, 폼페이오 장관도 북한 비핵화가 "먼 길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시간에 쫓겨 북한의 전략에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워킹그룹 회의에서 미국은 남북교류 사업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히며 '수석협상가'(chief negotiator. 또는 최고협상가)로서 한국의 '행동 공간'을 넓혀주면서도, 폼페이오 장관이 "한반도평화와 비핵화가 남북관계 증진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를 원한다"고 언급하는 등 '과속'에 대한 견제 신호도 보냈다.
통상적 차원으로 보이지만 미국 재무부가 최근 북한의 석유 수입과 관련해 도움을 제공한 혐의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의 개인 1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명하는 등 대북제재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일관된 입장도 북미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북미대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 독수리훈련에 대한 미국의 기조가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내년 1∼2월 상황에 따라 독수리훈련의 양상은 유동적일 것으로 본다"며 "북미정상회담이 잘 진행되고, 비핵화가 진전되면 또 한 번 훈련이 연기될 수도 있고, 만약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면 예상보다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다만 구체적인 축소 범위에 대해선 부연하지 않았다.
매티스 장관의 이런 발언은 기본적으로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로키 모드'를 이어감으로써 최근 추진되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북한은 그동안 한미 군사훈련들에 대해 '조선반도 정세를 엄중히 위협하는 시대착오적인 군사적 움직임'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워싱턴DC에서 같은 날 열린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미국 측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강력하고 전폭적인 지지, 스트롱 서포트(strong support)를 표명한 것에 이어 곧바로 연합군사훈련 축소 입장을 밝혀 북한에 '유화적 신호'를 보낸 셈이다.
지난 9일 북한이 선전매체들을 통해 비난을 쏟아낸 핵심 지점이 한미 워킹그룹 출범과 한미해병대연합훈련(KMEP·케이맵)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2주 만에 한미가 이와 직결된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하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독수리훈련이 통상 매년 3∼4월에 열리는 만큼 아직 5개월 가량 남아 앞으로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축소를 발표했다는 점에서도 대북 협상을 가속하기 위한 미국의 '멍석 깔아주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슷한 시점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내년 초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도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가 함께 북한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하는 의미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북미 대화에) 좋은 신호로 해석된다"면서 "북미 간에 조속한 고위급 회담 개최를 위한 조율이 이어지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미국이 북한이 현시점에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오판하지 않도록 미리 긍정적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며 "북한 내부적으로 지금이 '총화'(결산)하는 시기이고, 이 결과가 내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담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현재 미국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에 대해 북한이 기대하는 수준의 상응조치를 준비한 상태는 아닐 것"이라며 "미국이 독수리훈련까지 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찍 훈련 축소 카드를 던진 것은 북한이 느끼는 '상응조치의 부족분'을 채워줌으로써 북미정상회담에 앞선 고위급 회담으로 유인하려는 포석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로프 스쿠그 유엔주재 스웨덴 대사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와 관련해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일부 예외를 촉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최근 방한한 크리스 케이 세계식량계획(WFP) 파트너십 사무차장 대리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자금 흐름을 제한하는 장애물들이 제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는 등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국제 여론이 옮겨가는 것도 간접적 긍정 신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만약 이달 말 북미 고위급회담이 성사되고 이에 수반하는 실무회담 등을 통해 2차 정상회담 일정이 정해진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내 답방도 예정대로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다만 이미 고위급 회담이 한 차례 연기되는 등 진통을 겪은 만큼 북미 대화 상황을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매티스 장관은 연합훈련 축소 범위를 명시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정책적 여지를 남겼고, 폼페이오 장관도 북한 비핵화가 "먼 길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시간에 쫓겨 북한의 전략에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워킹그룹 회의에서 미국은 남북교류 사업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히며 '수석협상가'(chief negotiator. 또는 최고협상가)로서 한국의 '행동 공간'을 넓혀주면서도, 폼페이오 장관이 "한반도평화와 비핵화가 남북관계 증진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를 원한다"고 언급하는 등 '과속'에 대한 견제 신호도 보냈다.
통상적 차원으로 보이지만 미국 재무부가 최근 북한의 석유 수입과 관련해 도움을 제공한 혐의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의 개인 1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명하는 등 대북제재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일관된 입장도 북미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북미대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 독수리훈련에 대한 미국의 기조가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내년 1∼2월 상황에 따라 독수리훈련의 양상은 유동적일 것으로 본다"며 "북미정상회담이 잘 진행되고, 비핵화가 진전되면 또 한 번 훈련이 연기될 수도 있고, 만약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면 예상보다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