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일본서 조합원 3분의1이 외국인인 노조가 등장했다는데

고령화와 생산인구감소로 일손 부족이 심각한 일본에선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단순노동직을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더 확대할 계획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체 노조 조합원의 3분의1인 3000여명을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노조가 등장해 일본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대중음식 체인인 ‘히다카야(日高屋)’를 운영하는 ‘하이데이 히다카’ 노조 조합원의 3분의1을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히다카야는 도쿄 등 일본 수도권을 중심으로 400여개 점포가 운영 중 입니다. 일본 내에서 이 처럼 대규모로 외국인이 가입한 노조는 흔치 않다고 합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처우 개선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는 설명입니다.외국인 근로자가 대거 가입한 노조 ‘하이데이 히다카 노동조합’은 올 5월에 소매·외식업 분야 산별노조인 UA젠센의 승인을 얻고 공식적으로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전체 조합원수는 약 9000명인데 조합원 대다수(8000명 이상)가 파트타임 근로자나 아르바이트생 등 비정규직이라고 합니다. 조합원 중 3000명 이상이 베트남, 네팔, 미안마 등에서 온 종업원입니다. 주28시간 이내로 학업과 근로를 병행할 수 있는 일본어학교나 전문학교 유학생도 적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그동안 일본 노조는 대부분 일본인 정규직 중심으로 구성돼 왔습니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노조에 가입한 1000만 명 중 90%가량이 정규직 사원이라고 합니다. 외국인 노조원 수에 대한 별도의 집계 데이터는 없습니다.하지만 최근 들어 일손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외식,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비정규직 중심 노조활동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높다보니 노조 측에서도 사측과의 교섭력 강화를 위한 인원 확보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인구구조 변화와 외국인 유입 확대 등이 전통적인 일본의 노사관계, 노동운동의 모습에서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모습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