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소득분배 동반 악화…소득주도성장 논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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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악화에 저소득층 '휘청'…취업자 1분위↓, 5분위↑
올해 들어 이어진 소득 양극화 심화는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고용 상황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저소득층이 일자리를 갖고 소득을 올리기가 쉽지 않아진 상황인 것이다.
고용 침체 배경으로는 구조적 측면, 경기 요인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적 요인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의 고용이나 근로·사업소득에 주요 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재검토해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고용 악화 직격탄 맞은 저소득층…취업자 줄고 근로소득↓
23일 발표된 올해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 하위 20% 계층(1분위)의 명목 소득은 작년 3분기보다 7.0% 줄었다.
3분기 연속 감소세다.이에 따라 3분기 기준 소득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던 2007년 수준으로 악화했다.
그 주된 원인으로는 고용 상황 악화가 꼽힌다.
올해 1∼10월 취업자 증가 폭은 9만7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32만8천명)의3분의 1도 안 된다.저소득층이 많은 취약 근로 부문의 고용지표가 특히 좋지 않았다.
7∼9월 상용직 취업자는 매월 20만∼30만명 증가했지만, 임시직과 일용직은 각각 10만명대 수준의 감소를 보였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숙박음식업 취업자가 많이 줄었다.저소득층의 취업자 감소는 이날 발표에서도 확인됐다.
3분기 1분위 가구의 평균 취업자는 0.69명으로 1년 전(0.83명)보다 16.8% 감소한 반면에 5분위(소득 상위 20%)는 2.07명으로 3.4% 증가했다.
가구원 중 취업자 수가 차지하는 비중 변화를 보면 1분위는 작년 3분기 33.6%에서 올해 3분기 28.8%로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5분위는 57.8%에서 59.5%로소폭 상승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취업자 중 상용직 비중은 1분위는 17.6%였고 5분위는 75.3%였다.
취업자 중 임시직과 일용직은 1분위가 33.6%, 16.9%로 5분위(2.9%, 0.8%)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전체 고용 상황과 분위별 취업자 비중 변화에 비춰보면 저소득층이 고용 상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분위의 근로소득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보면 작년 4분기에는 20.7% 늘었으나 올해 들어 1분기 13.3%, 2분기 15.9%, 3분기 22.6% 줄었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분위 가구의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상용 취업 비중이 줄며 고용의 질도 악화했지만 5분위는 반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정책 부작용 있다" vs "더 많은 취약계층 지원해야"
이처럼 소득 분배 격차 문제가 해소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등을 포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최저임금 16.4%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영향으로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고용 상황이 악화했고 이는 저소득 가구의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줄인 동시에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 상황도 악화시켜 저소득층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의 동반 감소를 유발했다는 분석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분위 가구의 경우 줄어든 근로소득을 이전소득이 보전하는 형태인데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소득 분배 격차에는 정책적 요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민주화 정책 방향은 여전히 옳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 일부에 집중된 탓에 아직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필요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하청업자 등 또 다른 약자의 어려움을 배려하는 정책이 미진했다는 것이다.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목표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만큼 재정 역할을 더 확대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로소득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카테고리에만 갇혀 버렸다"며 "자영업자 등 더 많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포함하는 경제 민주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올해 들어 이어진 소득 양극화 심화는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고용 상황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저소득층이 일자리를 갖고 소득을 올리기가 쉽지 않아진 상황인 것이다.
고용 침체 배경으로는 구조적 측면, 경기 요인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적 요인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의 고용이나 근로·사업소득에 주요 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재검토해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고용 악화 직격탄 맞은 저소득층…취업자 줄고 근로소득↓
23일 발표된 올해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 하위 20% 계층(1분위)의 명목 소득은 작년 3분기보다 7.0% 줄었다.
3분기 연속 감소세다.이에 따라 3분기 기준 소득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던 2007년 수준으로 악화했다.
그 주된 원인으로는 고용 상황 악화가 꼽힌다.
올해 1∼10월 취업자 증가 폭은 9만7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32만8천명)의3분의 1도 안 된다.저소득층이 많은 취약 근로 부문의 고용지표가 특히 좋지 않았다.
7∼9월 상용직 취업자는 매월 20만∼30만명 증가했지만, 임시직과 일용직은 각각 10만명대 수준의 감소를 보였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숙박음식업 취업자가 많이 줄었다.저소득층의 취업자 감소는 이날 발표에서도 확인됐다.
3분기 1분위 가구의 평균 취업자는 0.69명으로 1년 전(0.83명)보다 16.8% 감소한 반면에 5분위(소득 상위 20%)는 2.07명으로 3.4% 증가했다.
가구원 중 취업자 수가 차지하는 비중 변화를 보면 1분위는 작년 3분기 33.6%에서 올해 3분기 28.8%로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5분위는 57.8%에서 59.5%로소폭 상승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취업자 중 상용직 비중은 1분위는 17.6%였고 5분위는 75.3%였다.
취업자 중 임시직과 일용직은 1분위가 33.6%, 16.9%로 5분위(2.9%, 0.8%)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전체 고용 상황과 분위별 취업자 비중 변화에 비춰보면 저소득층이 고용 상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분위의 근로소득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보면 작년 4분기에는 20.7% 늘었으나 올해 들어 1분기 13.3%, 2분기 15.9%, 3분기 22.6% 줄었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분위 가구의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상용 취업 비중이 줄며 고용의 질도 악화했지만 5분위는 반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정책 부작용 있다" vs "더 많은 취약계층 지원해야"
이처럼 소득 분배 격차 문제가 해소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등을 포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최저임금 16.4%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영향으로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고용 상황이 악화했고 이는 저소득 가구의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줄인 동시에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 상황도 악화시켜 저소득층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의 동반 감소를 유발했다는 분석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분위 가구의 경우 줄어든 근로소득을 이전소득이 보전하는 형태인데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소득 분배 격차에는 정책적 요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민주화 정책 방향은 여전히 옳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 일부에 집중된 탓에 아직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필요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하청업자 등 또 다른 약자의 어려움을 배려하는 정책이 미진했다는 것이다.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목표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만큼 재정 역할을 더 확대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로소득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카테고리에만 갇혀 버렸다"며 "자영업자 등 더 많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포함하는 경제 민주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