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중국이 일대일로에 뿌린 부채 폭탄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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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참가국 구제금융 협상 때 대중국 부채 규모·조건 몰라 걸림돌
파키스탄 재활실패 망신…베네수엘라도 위태중국이 저개발국에 뿌린 불투명한 자금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MF는 부도 위기에 몰린 저개발국을 구제하는 과정에서 부채의 불분명한 규모와 성격 때문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저개발국에 인프라 건설기금을 대규모로 빌려줬다.
서방 국가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부실국가에 통상이나 안보 이익을 얻으려고 조건 없이 자금을 뿌렸다.결국 10여년이 지난 현재 부채상환이 한계에 부닥친 국가들이 속출해 IMF가 구제금융 요청을 접수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과의 불투명한 거래 탓에 이들 국가의 부도 위기 정도를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채권·채무 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회계가 아니라 수사에 가깝다고 지적했다.연구진은 중국 정부, 은행, 도급업체가 아프리카 정부나 국영기업에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빌려준 자금이 1천430억 달러(약 161조5천원) 정도라고 추산했다.
만기나 이자율, 계약조건에 대한 정보는 확인되지 않아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부채의 지속가능성 평가를 본업으로 삼는 IMF 입장에서 이런 상황은 엄청난 난제일 수밖에 없다.최근 IMF와 파키스탄과의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된 데에도 이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IMF는 파키스탄이 중국에서 빌린 자금 때문에 이미 신뢰 위기에 직면했다.
파키스탄이 2016년에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마쳤는데 왜 다시 부도 위기에 몰렸는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70% 수준에 달하는 데 이중 절반은 중국에서 빌린 것으로 추정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파키스탄에 부채의 속성, 규모, 조건 등에 대한 절대적인 투명성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이를 해결하지 못해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됐다.IMF는 파키스탄에 이어 지원을 요청한 다른 저개발국과의 협상에서도 줄줄이 같은 난제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대체로 양자 계약을 통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밝히지 않은 채 중국 국유기업에 사업을 발주하는 반면 IMF는 다자주의적이고 공개적이며 재정 투명성을 강조하는 미국식 시장경제 확장 전략(워싱턴 컨센서스)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IMF는 저소득 국가들 가운데 부도 위기에 몰릴 위험이 큰 국가의 비율이 2014년 4분의 1, 2016년 3분의 1에서 올해 45%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최근 앙골라, 잠비아와 같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의 다수 빈곤국이 IMF에 손을 벌렸으나 또다시 중국이 빌려준 불투명한 돈이 장애물로 확인됐다.
중국이 일대일로에 동참시킨 국가들은 원래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곳들이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에 따르면 일대일로에 참가한 78개국의 신용등급 중앙값은 투기등급인 Ba2였다.
최근 국가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른 베네수엘라도 거대한 중국 부채를 지닌 채 IMF에 구제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 관리를 지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테드 트루먼 연구원은 "다들 베네수엘라가 조만간 IMF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에서 IMF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단순히 중국에 진 빚을 갚기 위한 구제금융은 전혀 지원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키스탄 재활실패 망신…베네수엘라도 위태중국이 저개발국에 뿌린 불투명한 자금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MF는 부도 위기에 몰린 저개발국을 구제하는 과정에서 부채의 불분명한 규모와 성격 때문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저개발국에 인프라 건설기금을 대규모로 빌려줬다.
서방 국가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부실국가에 통상이나 안보 이익을 얻으려고 조건 없이 자금을 뿌렸다.결국 10여년이 지난 현재 부채상환이 한계에 부닥친 국가들이 속출해 IMF가 구제금융 요청을 접수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과의 불투명한 거래 탓에 이들 국가의 부도 위기 정도를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채권·채무 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회계가 아니라 수사에 가깝다고 지적했다.연구진은 중국 정부, 은행, 도급업체가 아프리카 정부나 국영기업에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빌려준 자금이 1천430억 달러(약 161조5천원) 정도라고 추산했다.
만기나 이자율, 계약조건에 대한 정보는 확인되지 않아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부채의 지속가능성 평가를 본업으로 삼는 IMF 입장에서 이런 상황은 엄청난 난제일 수밖에 없다.최근 IMF와 파키스탄과의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된 데에도 이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IMF는 파키스탄이 중국에서 빌린 자금 때문에 이미 신뢰 위기에 직면했다.
파키스탄이 2016년에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마쳤는데 왜 다시 부도 위기에 몰렸는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70% 수준에 달하는 데 이중 절반은 중국에서 빌린 것으로 추정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파키스탄에 부채의 속성, 규모, 조건 등에 대한 절대적인 투명성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이를 해결하지 못해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됐다.IMF는 파키스탄에 이어 지원을 요청한 다른 저개발국과의 협상에서도 줄줄이 같은 난제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대체로 양자 계약을 통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밝히지 않은 채 중국 국유기업에 사업을 발주하는 반면 IMF는 다자주의적이고 공개적이며 재정 투명성을 강조하는 미국식 시장경제 확장 전략(워싱턴 컨센서스)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IMF는 저소득 국가들 가운데 부도 위기에 몰릴 위험이 큰 국가의 비율이 2014년 4분의 1, 2016년 3분의 1에서 올해 45%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최근 앙골라, 잠비아와 같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의 다수 빈곤국이 IMF에 손을 벌렸으나 또다시 중국이 빌려준 불투명한 돈이 장애물로 확인됐다.
중국이 일대일로에 동참시킨 국가들은 원래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곳들이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에 따르면 일대일로에 참가한 78개국의 신용등급 중앙값은 투기등급인 Ba2였다.
최근 국가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른 베네수엘라도 거대한 중국 부채를 지닌 채 IMF에 구제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 관리를 지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테드 트루먼 연구원은 "다들 베네수엘라가 조만간 IMF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에서 IMF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단순히 중국에 진 빚을 갚기 위한 구제금융은 전혀 지원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