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음주운전 한 남편,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음주운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음주운전
최근 부산 해운대서 만취한 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사망한 윤창호씨 사건이 알려지고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우 박해미 남편 황민, 연예인 박채경을 비롯해 현직 판사,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까지 사회 각층 인사들의 음주운전 적발 소식이 전해져 씁쓸함을 주는 가운데 자신의 남편을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신고한 용감한 아내가 있어 네티즌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결혼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새댁은 최근 '남편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신고함'이라는 글을 올려 일화를 전했다.

새댁 A씨는 "남편이 술만 마시면 자꾸 운전대를 잡는다"며 "그것도 90km 이상 장거리 운전을 하고선 '잘 들어 왔다'며 집에 오더라"고 설명했다.

이에 "내가 집을 나갈까? 네가 경찰서 갈래"라고 남편에 물었다. A씨 남편은 술에 취해 "자수하겠다"고 했고, 아내는 정말 경찰에 신고했다.

수 분 뒤 경찰 5명이 A씨 집으로 들이닥쳤다.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자 0.1% 이상의 심각한 음주운전(위험운전) 수준이었다. 남편은 1년 간 면허 취소됐다.

A씨는 "오는 길에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앞서 음주운전한 경험이 있었고, 한 번만 술 먹고 음주하면 신고한다고 했는데 결국 이 사단이 났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기까지 가져서 사고 나면 가족과 인생 다 망치고, 과부 만들려고 작정했냐고 난리를 쳐도 정신을 못 차리더라"고 털어놨다.

A씨는 "남편이 반성하고 있는 것 같지만 1년 뒤 또 술을 먹고 음주운전을 시도할까 걱정된다"며 "이제 어떻게 같이 살까"라며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A씨의 결단력에 네티즌들은 박수를 보냈다. "현명한 와이프다. 남편은 아내 잘 만난 줄 알길", "용기가 정말 대단하다. 이번 일이 전화위복이 되길 바란다", "지구 평화에 일조했다. 당신이 히어로", "남편 입장에서 조금 섭섭할 수 있겠지만, 이번에 확실히 고치면 더 좋을 것", "남편 인생도, 다른 사람 목숨도 살렸다", "그 다음엔 음주 무면허일지도 모른다. 감시 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청은 음주운전으로 2회 적발되면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투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번 달부터 3개월에 걸쳐 전국 음주운전 특별단속도 실시하고 있다. 음주운전 여부를 가리는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을 기존 0.05%에서 0.03%로 강화하기로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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