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친족 경영성원에 보답" 1조원 SK 지분 증여

취임 20주년 맞아 동생·사촌형 등에 SK㈜ 329만주 증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형제들의 경영지원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친족들에게 SK㈜ 주식 329만주(4.68%)를 증여했다.주식을 받게 되는 수증자는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166만주)을 비롯해 사촌 형인 고(故)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가족(49만6808주), 사촌 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 가족(83만주) 등이다.

고 최윤원 회장과 최신원 회장은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의 자제들이다.

증여된 주식 시세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9천600억원에 해당한다.이에 따라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기존 23.12%에서 18.44%로 낮아진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타계로 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힘을 보태준 친족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

지난 20년간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형제 경영진들이 함께하며 성원하고 지지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라는 게 SK그룹의 설명이다.최 회장은 최근 가족 모임에서 직접 지분 증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신원 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먼저 친족들에게 지분을 증여하겠다고 제안했다"면서 "SK그룹을 더욱 튼튼하고 안정적인 그룹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최 회장의 뜻에 공감해 SK㈜ 주식 13만3천332주(0.19%)를 친족들에게 증여했다.최 이사장의 SK㈜ 지분율은 7.46%에서 7.27%로 줄어든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중심의 현 그룹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고 최종현 선대회장 20주기를 맞아 설립한 최종현 학술원에 지난달 SK㈜ 주식 20만주(520억원 상당)를 출연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