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험생 유혹 '고수익 알바'…알고보니 성매매·몸캠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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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팀 리포트
'알바 구인방' 性 제안 넘쳐
'알바구해요' 채팅방 클릭하자 남성들 "개인톡 하자" 메시지
몸캠 영상 피싱조직에 넘어가면 협박당해 반 강제로 홍보하기도
'페북' 통한 불법알바 규제 사각
대포폰 쓰고 비대면 계좌 활용…보이스피싱 조직 소탕 더 힘들어
교육당국 "예방교육 나몰라라"
교육청, 피해 등 현황파악 손놔…여가부 "피싱알바가 뭐죠" 반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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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구인’방 들어가니 “성매매할래요?”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선 ‘알바 구인’을 위장한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 제안이 넘쳐난다. 기자가 23일 ‘알바 구해요’라는 제목의 오픈채팅방에 들어가자 채팅방에 있던 한 남성이 “따로 개인톡으로 얘기하고 싶다”며 성매매를 제안해 왔다. “한 번에 15만원이고 홍익대 근처 룸카페에서 만나자”고 권해 “18살이고 알바를 할 생각이었다”고 답했지만, 이 남성은 “이것도 알바”라며 회유했다. 청소년이 알바를 구하러 채팅방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성매매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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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통한 불법 알바 잡기 어려워
증권계좌 개설이 쉬워진 것도 범죄조직 소탕을 힘들게 한다. 박구락 서대문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은 “휴대폰과 신분증만으로 증권계좌를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게 되면서 보이스피싱 조직 잡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이들은 개당 2만원에 선불 유심칩을 사서 대포폰을 만든 뒤 계좌를 개설한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담당 여성가족부 “피싱 알바가 뭐죠?”
학생들이 불법 알바에 빠지지 않도록 교육을 철저히 하는 게 최선이지만 교육당국은 방관하는 모습이다. 서울교육청 학생생활교육과 관계자는 “9월과 11월에 ‘피싱 범죄조직이 고액 아르바이트를 찾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현금 수거책을 모집하는 사례가 많으니 예방교육을 하라’는 내용으로 서울 시내 각 학교에 공문을 보냈다”면서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작성해 교육청은 전달만 했다”고 말했다.
학교 내외 청소년 정책 담당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실태 파악도 못하고 있다. 지난달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일하다 서대문경찰서에 붙잡힌 중·고생 10명 중엔 학교를 자퇴한 ‘학교 밖 청소년’도 있었다. 백현석 여가부 청소년보호환경과 사무관은 “(피싱 알바 등은) 근로행위에 포함되지 않아서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소년 근로 상담을 하는 여가부 청소년근로보호센터에 “피싱 알바도 상담하느냐”고 묻자 담당자는 “그게 뭐냐”며 되물었다.전문가들은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종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이 온라인으로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부모들이 많다”며 “미국 등 해외에선 청소년들의 온라인 활동에 대해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관리·감독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란/김남영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