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고위급회담 12월로 넘어가나…북미·남북정상회담 영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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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北 '침묵'…배경두고 '의제이견'·'내부준비' 등 추정 분분
김정은 연내 답방·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도 밀릴 가능성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의 북미 고위급회담이 당초 기대보다 지연되는 분위기다.북미 고위급회담 일정이 신속히 잡히지 않으면 연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지금의 대화 분위기를 잇고 한반도 평화의 기반을 확고히 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구상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지난 8일(미국 현지시간)로 잡혔다가 연기된 북미 고위급회담은 이달 말로 재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일정이 잡혔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이 27∼28일께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이 답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특히 미국이 북한 철도 현대화를 위한 남북 현지 공동조사와 관련한 대북 제재 적용을 면제하는 데 동의하고 내년 봄 예정된 한미연합 '독수리훈련'의 범위를 축소하기로 일찌감치 발표해 대화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은 북한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참석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아르헨티나)가 30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주초인 26∼27일 중에는 관련 동향이 포착돼야 이달 말 고위급회담 개최가 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외교 소식통은 26일 "상황을 더 봐야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지만, 이달 내 고위급회담 개최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북측은 이달 초 고위급회담을 연기하면서 '서로 일정이 분주하다'는 이유를 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정이 쉽게 다시 잡히지 않으면서 그 배경이 관심을 모은다.
우선 북미 간에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견해 차가 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동창리 엔진시험장의 영구적 폐기에 더해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제안했는데, 미국이 제시한 카드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북한은 제재완화를 원하는데 미국은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완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 내부적으로 협상 전략을 짜는 등의 준비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그 맥락에서 현재 대미 협상을 주도하는 통일전선부와, 대미 협상의 전문성을 축적해온 외무성 사이에 '교통정리'가 덜 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은 고위급 회담 대표(폼페이오 장관)와 실무협상 대표(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모두 국무부 소속인데 반해 북한은 고위급 대표(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와 실무협상 대표(최선희 외무성 부상)가 상이한 조직 소속이다.
다른 한편에선 김영철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에 대해 미국 측이 확답을 주지 않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확답을 받고 제재완화에 있어서도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반면, 미국은 성과를 담보할 수 없는 만남을 주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협상의 실질적인 부분이 문제라면 만나서 이견을 좁힐 수 있으니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면담이 확정되지 않은 것이 고위급회담 지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내에 고위급회담이 열리지 않더라도 북미 간에 판을 깨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재개되는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북미대화의 소강상태가 길어지면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등 정상외교 일정표는 밀릴 가능성이 작지 않다.
특히 북미정상회담은 '비핵화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으로 요약할 수 있는 회담의 실질적인 내용 조율과 더불어 경호와 의전 등 실무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들이 적지 않아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북미 대화와 무관하게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미 대화가 정체될수록 오히려 남북 모두 정상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욕구가 커질 수도 있다.양무진 교수는 "남북이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대화를 촉진하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12월 중순이 넘어가면 북한도 결산에 들어가야 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기일(12월 17일)도 있어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이 작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연내 답방·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도 밀릴 가능성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의 북미 고위급회담이 당초 기대보다 지연되는 분위기다.북미 고위급회담 일정이 신속히 잡히지 않으면 연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지금의 대화 분위기를 잇고 한반도 평화의 기반을 확고히 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구상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지난 8일(미국 현지시간)로 잡혔다가 연기된 북미 고위급회담은 이달 말로 재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일정이 잡혔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이 27∼28일께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이 답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특히 미국이 북한 철도 현대화를 위한 남북 현지 공동조사와 관련한 대북 제재 적용을 면제하는 데 동의하고 내년 봄 예정된 한미연합 '독수리훈련'의 범위를 축소하기로 일찌감치 발표해 대화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은 북한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참석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아르헨티나)가 30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주초인 26∼27일 중에는 관련 동향이 포착돼야 이달 말 고위급회담 개최가 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외교 소식통은 26일 "상황을 더 봐야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지만, 이달 내 고위급회담 개최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북측은 이달 초 고위급회담을 연기하면서 '서로 일정이 분주하다'는 이유를 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정이 쉽게 다시 잡히지 않으면서 그 배경이 관심을 모은다.
우선 북미 간에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견해 차가 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동창리 엔진시험장의 영구적 폐기에 더해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제안했는데, 미국이 제시한 카드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북한은 제재완화를 원하는데 미국은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완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 내부적으로 협상 전략을 짜는 등의 준비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그 맥락에서 현재 대미 협상을 주도하는 통일전선부와, 대미 협상의 전문성을 축적해온 외무성 사이에 '교통정리'가 덜 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은 고위급 회담 대표(폼페이오 장관)와 실무협상 대표(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모두 국무부 소속인데 반해 북한은 고위급 대표(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와 실무협상 대표(최선희 외무성 부상)가 상이한 조직 소속이다.
다른 한편에선 김영철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에 대해 미국 측이 확답을 주지 않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확답을 받고 제재완화에 있어서도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반면, 미국은 성과를 담보할 수 없는 만남을 주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협상의 실질적인 부분이 문제라면 만나서 이견을 좁힐 수 있으니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면담이 확정되지 않은 것이 고위급회담 지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내에 고위급회담이 열리지 않더라도 북미 간에 판을 깨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재개되는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북미대화의 소강상태가 길어지면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등 정상외교 일정표는 밀릴 가능성이 작지 않다.
특히 북미정상회담은 '비핵화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으로 요약할 수 있는 회담의 실질적인 내용 조율과 더불어 경호와 의전 등 실무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들이 적지 않아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북미 대화와 무관하게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미 대화가 정체될수록 오히려 남북 모두 정상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욕구가 커질 수도 있다.양무진 교수는 "남북이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대화를 촉진하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12월 중순이 넘어가면 북한도 결산에 들어가야 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기일(12월 17일)도 있어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이 작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