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특화 설계로 '아파트 몸값' 키운다

전용 수영장 딸린 게스트하우스에 스크린야구장·메디컬센터까지

호텔급 커뮤니티 시설 경쟁

26층 스카이 브리지에 '북카페'
스크린 볼링·테니스장 등 설치
동탄에 '대치동 학원 캠퍼스'도
GS건설이 서울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단지 ‘신반포메이플자이’에 조성하는 복층 통합형 스카이 커뮤니티 조감도. 인피니티풀에서 강남과 한강 야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GS건설 제공
‘스크린야구장, 메디컬센터, 전용 수영장이 딸린 게스트하우스, 글램핑장….’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복지시설)이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5성급 호텔 수준을 넘어 메디컬센터 스크린야구장 등 주변 환경 및 주민 취향 등과 어울리게 만든 특화 시설도 나오고 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인당 소득 3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주거공간의 질적 대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어떤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아파트 몸값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건강’ 중심 2세대 커뮤니티

2000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단순했다. 어린이놀이터 유치원 경로당 근린생활시설 등 주택법에서 정한 시설이 설치됐다. 2000년대 들어 커뮤니티 시설을 차별화하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2세대 커뮤니티 시설의 핵심은 ‘건강’이었다.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단체운동(GX)시설, 사우나 등을 배치했다.

2008년 이후 입주한 서울 반포동 ‘반포 자이’와 ‘래미안 퍼스티지’가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는 역할을 했다. 래미안 퍼스티지는 분양 당시 25m짜리 4개 레인을 갖춘 수영장을 내세워 마케팅했다. 반포자이도 단지 내 자이안센터에 게스트룸,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독서실, 수영장 등 다양한 공간을 마련했다.호텔급 커뮤니티 시설 등장

2010년대 들어선 호텔급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입주한 서울 성수동 ‘트리마제’는 최고급 헬스클럽과 GX룸을 갖추고 있다. 실내골프연습장의 비거리가 28m에 달한다. 스파와 네일아트실도 운영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조식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일부 최고급 아파트에 적용하던 호텔급 커뮤니티 시설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로 확산하고 있다. 스카이 브리지(건물과 건물을 잇는 구름다리) 건물 최상층 등 전망이 가장 뛰어난 곳에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설치하는 게 일반화되고 있다. 지난해 입주한 ‘서초 푸르지오 써밋’ 최상층인 35층에는 입주민 전용 피트니스 클럽이 들어섰다. 두 동을 연결하는 26층 높이의 스카이 브리지에는 입주민의 휴게공간인 북카페를 설치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망이 가장 좋은 곳에 커뮤니티 시설을 설치하는 게 새로운 트렌드”라고 설명했다.삼성물산은 서초구 우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리더스원’ 아파트에 풀빌라형 게스트하우스(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영장이 딸린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할 예정이다.

GS건설도 지난해 수주한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단지 ‘신반포메이플자이’에 복층 통합형 스카이 커뮤니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경부고속도로변 랜드마크 2개 동에 걸쳐 강남의 야경과 한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인피니티풀, 스카이 글램핑장, 스카이 스파, 도시 풍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운동 공간인 스카이짐(gym) 등을 조성한다.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시설 봇물입주민과 주변 자연환경 특성을 고려한 커뮤니티 시설도 등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내년 상반기 분양 예정인 부산 동래구 사직동 사직 1-6지구 주택 재건축 아파트의 커뮤니티 시설에는 스크린 야구장이 들어선다. 현대건설은 스크린 야구장 이외에도 스크린 볼링과 스크린 테니스 등을 단지별 특성에 맞게 적용할 계획이다.

한화건설이 인천 주안동에서 공급 중인 ‘인천 미추홀 꿈에그린’ 아파트는 메디컬 특화 아파트다. 서울여성병원과 연계해 단지 내 별도 1개 동(지상 3~14층)에 메디컬센터를 짓는다. 산부인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여성외과, 건강검진센터 등을 운영한다.

반도건설은 강남 대치동 학원과 연계한 교육시설을 단지 안에 넣고 있다. 지난 7월 입주를 시작한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10’은 단지 내 상가에 대치동 학원들과 연계한 교육시설 ‘대치학원가 동탄캠퍼스’를 조성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