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마케팅' 열 올리는 유통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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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어야 맛있다"
롯데마트, 伊와인 판매전 열면서
상품 고른 MD 이력 이례적 홍보
롯데마트는 1만~2만원대의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좋은 와인 5종을 선별해 26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산테로 모스카토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프레시넷 아이스 로제 카바’, ‘하디 퀴사이드 시라즈’, ‘산타리타 L 레세르바 카베르네 소비뇽’, ‘샤토 세네작’ 등이다.

이들 와인 리스트를 고른 상품기획자(MD)는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팀장이다. 롯데마트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에 실무를 맡은 담당자의 이력을 자세히 썼다. 국제와인자격인증서(WEST) 레벨 1·2·3 자격증을 보유한 이 팀장이 ‘깐깐하게’ 와인을 골랐다는 것을 강조했다.롯데마트가 이 팀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와인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어떻게 선별했는지 ‘스토리’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상품 가격보다 누가 만들고, 어떻게 골랐고, 왜 판매하는지 정확히 알기를 원한다”며 “상품 스토리텔링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이 같은 스토리텔링 상품 판매를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곳이 마켓컬리다. 오전 7시 이전에 물건을 문 앞까지 가져다주는 국내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마켓컬리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과 홈페이지에 상품 설명을 상세히 하기로 유명하다. 인기 상품 ‘제주 목초 우유’의 경우 어느 목장에서 젖소가 자라고 있는지, 사료는 뭘 쓰는지, 살균은 어떻게 하는지 등의 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상품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면 소비자가 믿고 구매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이미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프랑스 최대 슈퍼마켓 체인 인터마르셰는 지역 농수산물 코너에 농부(어부) 이름부터 농법, 철학까지 적어놨다. 이탈리아 최대 그로서란트(그로서리+레스토랑) 이탈리는 생산자나 제조자 사진까지 넣어 매장에 진열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